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인상 가시화...‘빚투’ 잡힐까

입력 2021-1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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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인상 가시화...‘빚투’ 잡힐까

기준금리가 1%로 인상되자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금리를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증권사들은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힘입어 유례없는 위탁매매 수익 호황을 누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도 레버리지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초 0.5%였던 기준금리를 8월, 11월 각각 25bp씩 두 차례 인상했다. 내년 추가 인상 단행도 점쳐진다.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신용융자는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증권사는 개인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 수익, 거래 수수료 수익 등을 챙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전날부터 신용융자 금리를 높였다. 융자기간 별로 금리를 0.21%포인트씩 인상했다. 융자기간 1∼7일 경우 이자율을 기존 5.25%에서 5.46% 상향 조정을 시작으로 8∼15일 금리는 6.46%로, 16∼30일 금리는 7.46%, 31∼60일 금리는 8.29%로 상향됐다.

메리츠증권 역시 전날부터 신용거래 융자율을 일괄 0.11%포인트 높였다. 융자 기간 1∼7일 이자율의 경우, 기존 5.67%에서 5.78% 시작으로 각 기간마다 높아진 이자율이 적용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매월 금리를 재산정하기에 이달 중순 신용융자 금리가 결정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증권사도 신용융자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금리 인상에도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23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초 19조 원 수준에서 9월 25조 원까지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영끌’, ‘빚투’에 부담일 순 있지만, 이자가 10~20bp(이자율 단위, 1bp=0.01%) 오른다고 해서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줄어들진 않는다.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 수가 크게 늘었고, 유동성 장세에서 이익을 학습했다. 빚을 내 종잣돈을 키워 수익을 내는 게 이익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 거래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그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의 올해 3분기까지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5.2% 늘어난 1조1401억 원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에 급증한 데다 신용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도 높았다. 10월 말에서 11월까지 주요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별 금리(31일~60일 기준) 은 키움증권(9%), 한국투자증권(8.4%), NH투자증권(8.1%), 메리츠증권(8.06%) 등으로 나타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주식거래 열풍이 일면서 증권사들은 IB부문 고성장과 동시에 위탁매매 수익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에는 위탁매매, 투자 관련 수익 올해 대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증권사 이자수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리테일 신용이자 수익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레버리지 수요가 다소 줄어들 수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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