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 발표 이후 외국인 매매 변화에 주목

입력 2009-02-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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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지수와 미 국채 수익률이 증시에 시그널

그 동안 시장의 기대가 높았던 구제금융안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드디어 윤곽을 드러내면서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매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미국 경기부양책 표결과 구제금융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 9일 동안 지속해 왔던 순매수를 중단하고 매도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돌파했던 지난 6일부터 외국인은 매수 규모를 점차 줄여 왔고 급기야 전일에는 큰 폭의 매도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외국인도 코스피지수 1200선 위에서는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외국인이 국내주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섰던 12월부터 전일까지의 평균 환율이 대체적으로 1300원 후반 환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환차익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세는 결국 단기 상승에 따른 단순한 차익 실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밤사이 구제금융안이 발표됨에 따라 향후 외국인 매매 변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전일 매도를 단행한 외국인이 단일 창구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특정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아 전체 외국인 의 시각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구제금융안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평가로 미 증시가 폭락한 이상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정착될 경우 지수의 추가 급락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이날 민관투자펀드(PPIF)를 조성,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금융안정기금(FST)을 통해 금융회사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금융안정계획(FSP)'을 발표했다.

FSP의 주요 내용은 PPIF 설립을 통해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자산유동화증권대출창구(TALF)의 규모를 1조달러로 확대하며 금융안정기금(FST)을 설립해 은행권의 자본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민간 부문이 공동 설립해 금융권 부실자산을 인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고 5000억달러로 먼저 출발한 뒤 추후 1조달러까지 규모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 금융안정계획은 규모면에서 기존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잠식시키는데는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참가자들은 구제금융안이 발표되기 전까지만하더라도 TARF(부실자산구제계획)에 남아있는 3500억 달러의 용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그러나 실제 발표된 내용을 보면 민간펀드를 조성해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금융권 구제 및 기업과 소비자 대출에 이용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규모가 예상보다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전날 매도세가 미국의 구제금융안이나 경기부양책의 내용이 공개되기 전의 매물이라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하기 어렵지만 전날 경기부양안이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미쳤다는 인식을 반영한 매도세일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구제금융안 발표가 일단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 대체저인 만큼 외국인 반등 강도가 거세질 경우 코스피지수는 기존 박스권으로 회귀, 경기부양책에 초점을 맞춰 정책의 세부사항에 따른 관련 수혜주 중심으로 재차 수익률 게임에 돌입할 공산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기부양책과 구제금융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관련해서는 미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지수가 주식시장에 의미있는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돼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 대한 관심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두 지표는 현재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며 경기부양책이 시행될 경우 대규모 국채 발행과 재정적자의 확대가 불가피 하다는 측면에서 미국채 금리는 경기부양안이 제기된 이후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 지수도 경기부양안으로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며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차적으로 구제금융안 발표를 두고 시장의 반응이 냉담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번주를 고비로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국채 금리의 상승과 달러화 지수의 하락으로 표현될 전망"이라며 "이를 통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순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코스피지수의 1200선 하향 이탈에 따른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재차 지속될 수 있다"며 "이 경우 투자자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증시에 대한 관심을 반영, 중국 관련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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