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노조 선거전 시작…'실리 vs 강경' 조합원 선택은?

입력 2021-11-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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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ㆍ기아ㆍ한국지엠 노조, 연말 새 집행부 선출…전동화 전환 등 산적한 과제 해결해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교섭에 앞서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완성차 업계 노동조합이 연이어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다. 전동화 전환을 비롯해 완성차 노사가 논의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어떤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서는지에 관심이 주목된다.

2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연말에만 현대차, 기아, 한국지엠(GM) 노조가 새 지부장과 집행부를 선출할 예정이다. 3사 노조는 모두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지회로 결집력이 강하다. 총 조합원만 해도 9만 명에 달한다. 발언권을 바탕으로 3사 노조는 완성차 생산과 회사 정책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노조 집행부 선거는 완성차 업계와 노동계, 지역 사회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는 ‘빅 이벤트’다.

노조 내부에는 국회의 정당처럼 ‘현장조직’이 있다. 의견을 같이하는 이들이 꾸린 결사체다. 현장조직마다 지부장과 집행부를 선출해 후보로 낸다.

올해 현대차 노조에서는 4개 현장조직이 후보를 냈다. 이상수 현 지부장은 기호 1번을 달고 재선에 도전한다. 이 후보는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실리ㆍ중도 노선을 표방한다. 이 후보 이외에도 △기호 2번 권오일(민주현장투쟁위원회) △기호 3번 조현균(금속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기호 4번 안현호(금속연대) 후보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 후보는 과거에 집행부 소속 일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권오일, 조현균, 안현호 후보는 상대적으로 강경한 성향으로 분류된다. 선거운동은 22일부터 시작된다. 12월 2일에 1차 투표, 7일에 결선 투표가 예정돼 있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가운데)을 비롯한 집행부가 선거구별 공청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한국지엠 노조에서는 현장조직별로 △김준오 △이대영 △이석주 △민기 △윤용신 등 5개 후보가 출마했다. 1주일간의 선거운동을 거쳐 내달 8일이면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12월 6일 후보자를 확정해 연말까지 선거를 진행할 계획이다.

3사에 새로 들어설 노조 집행부는 2023년까지 임기를 유지한다. 완성차 업계의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과 맞물리는 시점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선거에서 어떤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는지가 향후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완성차 노사 앞에는 논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전동화 전환에 대비해 고용 안정과 노동자 재교육 문제를 다뤄야 한다. 전용 전기차와 SUV 제품군의 판매가 호조를 보여 안정적인 생산 물량 공급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적인 노사 관계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노조 집행부의 성향은 완성차 업계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2년 전 치러진 현대차 노조 선거에서는 조합원들이 실리를 중시한 이상수 현 지부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무분별한 ‘뻥’ 파업을 지양하고, 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공약했다. 이 지부장은 재임 기간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끝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완성차 산업이 위기를 겪자 연봉 동결에 합의하며 책임 있는 자세도 보였다.

▲기아 노사가 본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 노조가 신속히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자 기아와 한국지엠 노조도 과거와 비교해 큰 혼란 없이 교섭을 끝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노동조합 집행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따라 안정적인 완성차 물량 공급과 전동화 전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선거 결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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