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제 형성 적은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부스터샷’ 권장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0%에 달하지만 확진자의 절반 가량이 ‘돌파감염’으로 나타나면서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얀센 접종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자에 이어 15일부터 50대 이상 연령층에도 추가 접종을 실시하면서 ‘부스터샷’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에도 항체 형성이 적은 고령층이나 암투병 등 기저질환 환자에 ‘부스터샷’을 권장했다.
1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39만7466명으로 집계됐으며 신규 확진자 중 국내 발생은 1986명, 해외유입은 20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코로나19 백신 1차 누적 접종자는 4196만2629명으로 인구 대비 접종률은 81.7%다. 접종 완료자는 4010만2583명으로 접종률은 78.1%를 기록했다.
문제는 접종 완료자도 확진되는 이른바 ‘돌파 감염’이다. 실제 지난달 17~30일 사이에 확진 판정을 받은 만 18세 이상 1만7325명 중 완전 접종자는 48.1%(8336명)로 집계됐다. 확진자 중 절반이 돌파감염인 셈이다. 아직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미접종자는 32.8%(5680명), 1차만 맞고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불완전 접종자는 19.1%(3309명)였다.
돌파감염 비율은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 높아졌다. 18∼29세에서는 확진자의 19.7%만이 돌파감염 사례로 확인됐지만, 70대에서는 84.4%, 60대 81.0%, 80세 이상 74.6%, 50대 60.2% 순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의 경우 10명 중 7∼8명 이상이 접종 완료자인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면역저하자, 8일부터 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에 나섰다. 기본접종이 끝난 후 2개월이 지난 접종자가 대상이며, 전국 위탁의료기관에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10일부터는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종사자 약 50만명(11월 26만명, 12월 24만명)이 추가접종에 들어갔다.
이어 15일부터는 기본 접종을 완료한 지 6개월이 지난 50대 연령층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이 확대됐다. 18∼49세 기저질환자와 우선접종 직업군도 이날부터 추가접종이 가능하다. 우선접종 직업군에는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경찰·소방·군인 등 사회필수인력, 특수교육·보육, 보건 교사와 어린이집 간호 인력, 돌봄 종사자, 의원급 의료기관·약국 종사자 등 보건의료인이 포함된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최신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효능은 접종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의 3만3993명 대상 화이자 백신 접종 사례에서 백신 접종 후 총 608명(1.8%)의 돌파감염이 발생했고, 백신 접종 후 146일 기준으로 187명(1.8%)에서 421명(2.4%)으로 백신 예방접종 후 경과 시간에 따라 돌파감염 발생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과는 전반적으로 2개월마다 6%씩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12~15세 및 18~55세를 대상으로 백신 예방접종 완료 후 6개월 이후에 백신 효능을 평가한 결과, 백신 효능은 2차 접종 2개월 뒤 96%에서, 4개월 후에는 90%, 6개월 후에는 84%로 점차 감소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모더나 백신 효능도 2차 접종 후 2개월~4개월에는 94%, 2차 접종 후 4개월 후에는 92.4%의 효능이 유지되지만, 델타 변이 발생에 따라서 효능에 변화가 발생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백신 접종 초기부터 효력 감소에 따른 추가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고, 해외 각국도 ‘부스터샷’ 접종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에서 추가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고위험군인 고연령층,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기본접종 완료 후 약 6개월 경과 시 추가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부스터샷’에 따른 효과도 확인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경우 추가접종 실시 후 효능을 보면 2차 접종그룹보다 추가접종 그룹에서 감염비율이 11.3배 낮아졌으며, 중증질환의 비율은 19.5배 떨어져 추가 접종의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 접종이 가장 필요한 사람은 요양병원에 있는 고령층 기저질환자로 6개월이 지나기 전에 ‘부스터샷’을 맞아야 돌파감염이나 중증 진행을 90%가량 막을 수 있는 만큼 최우선돼야 한다”면서 “연령이 낮더라도 스테로이드와 같은 면역 억제제를 맞거나 암투병 환자 등도 본인이 2차 접종까지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면 ‘부스터샷’을 통해 중증으로 가는 비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