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의 나비효과...'고용 충격' 올 수도

입력 2021-1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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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소 수출 통제, 10월 육상운송 고용보험 가입자 1.3만 명 줄어
물류 대란 현실화 시 산업 전반 경기 악화로 고용 위축 불가피

▲정부가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내리는 등 중국발 요소·요소수 품귀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11일 인천항 인근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군이 민간에 대여한 요소수를 차량에 주입하고 있다. (이투데이DB)

국내 요소수 부족 사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고용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요소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물류 대란이 본격화할 경우 산업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고용으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실제 이번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운송업 고용 부문에서 요소수 공급난 여파가 감지되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운송업 고용보험 가입자(3만2000명)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00명 줄어 감소세를 지속했다. 이중 택배, 화물자동차, 여객버스 등을 포함한 육상운송(파이프라인 운송 포함) 고용보험 가입자는 1만3000명 줄어 전달(-1만2200명)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 크게 작용한데다, 요소수 공급 차질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15일 요소수 원료인 요소 수출절차를 강화한 후 차량용 요소수 부족으로 운행에 어려움을 겪은 화물차 등이 하나 둘씩 나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우리나라 요소 수입 물량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차량용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화물차, 농기계, 여객 운행 등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요소수는 화물차·건설중장비·소방차·앰뷸런스 등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탑재한 경유차에 필요한 촉매제로, 요소 32.5%와 물 67.5%를 혼합해 만든다. 차량 운행 시 발생하는 공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화물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운행되는 경유 화물차 330만 대 중 60%인 200만 대 정도는 요소수를 반드시 넣어야 운행이 가능하다.

우려스러운 점은 요소수 공급난이 본격화된 이달부터 물류 대란 발(發) 고용 충격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운송업에만 그치지 않고 제조업, 건설업 등 다른 산업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 건설자재, 수출입품, 잡화류 등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전체 산업 활동이 위축돼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및 내수 경기가 악화되면서 산업 전반에 고용 충격이 발생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최근 불거진 요소수 등의 수급 불균형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 전반에 작지 않은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중국 측과 계약한 요소 1만8700톤(t) 반입 재개, 매점매석 단속 등으로 차량용 요소수 3개월치 분량을 확보해 당장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언제든 요소수 부족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산업계에서는 요소수 부족 사태 장기화 시 산업 경기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정부가 요소수 수급 중장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일단 정부가 확보한 요소수 물량이 3개월치인데 당장 발등의 불은 껐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운송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요소수 등 필수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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