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IPO시장, 몸집 불렸지만 불확실성도 커졌다

입력 2021-11-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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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급 키웠으나 불확실성 커진 올해 코스닥 시장
유동성 감소, 물가 상승 등으로 변동성 커져
증권업계 "시장 양극화 뚜렷해질 것"

올해 코스닥 IPO(기업공개) 시장은 지난해보다 체급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동시에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따른 유동성 감소와 전 세계적 물가 상승, 기업 성장 둔화 등으로 연말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갑작스레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나오는가 하면 변동성 확대에도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 이후 상한가)'을 기록하는 곳도 있다.

올해 코스닥 IPO 시장 특징 중 하나는 상장 시 평균 시가총액이 전년보다 훌쩍 커졌다는 점이다. 시총은 해당 기업 상장주식을 시가로 평가한 것으로 기업 규모를 뜻한다. 개별종목 시총은 그 종목의 발행 주식수에 주가를 곱해 산출한다.

▲평균상장시총, 상장시가총액합계, 평균공모금액, 공모금액합계 단위는 '백만원'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1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평균상장시가총액은 약 188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316억 원) 43.16%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1397억 원)과 비교해도 34.86% 늘어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신규 상장 기업 수도 늘었다. 올해 같은 기간 상장한 코스닥 기업 수는 총 86개로 지난해(68개)에 비해 18개 늘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장 규모 확대에 대해 "지난해 주가가 계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며 "주가 흐름에 발맞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도 늘었고, 평가절하된 공모가는 일반적으로 상장 이후 상승하기 때문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몸집이 커진 만큼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 계획을 철회한 게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대변하는 대표 사례다.

'2조 원' 몸값이 예상됐던 SM상선은 이달 초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최근 고전 중인 시장 분위기와 해운주의 주가 정체로 SM상선 공모주에 대한 시장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판단해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협의해 IPO 일정을 일정 기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의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점도 SM상선의 상장 철회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5월 5만1100원까지 치솟앗던 HMM 주가는 40% 이상 떨어져 이날 기준 2만7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엔 럭셔리 핸드백 위탁생산 전문 기업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 상장을 철회했다. 국내ㆍ외 좋지 않은 증시 상황으로 제대로 된 가치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황 연구원은 "올 초 상승세를 보였던 코스닥 주가는 하반기 조정 장세가 계속되며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코로나 이후 경기 회복세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만큼 내년 주가가 크게 올라가긴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축소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미ㆍ중 대립 구도가 심화할 가능성이 커보여 기업 실적의 추가적인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코스닥 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스엠 자회사인 디어유는 코스닥 입성 첫날 장 초반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터치했다. 이 회사의 공모가는 2만6000원이었다. 11일 디어유는 전날보다 7.97% 떨어진 6만1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기준 디어유의 시가총액은 1조2393억 원 규모다.

업계에선 코스닥 시장 양극화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항상 존재해왔던 양극화 문제는 불확실성 심화에 따라 그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며 "미국과 중국 갈등 과정에서 수혜를 받는 소수 기업이 있고 피해받는 다수의 기업이 있을 텐데, 이는 양극화를 부추기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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