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자금 유입…자금시장 봄 오나?

입력 2009-02-0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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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심 대규모 자금 우량회사채로 '쏠림현상' 나타나

시장에 꽁꽁 묶여 있던 돈이 다시 풀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중 자금이 빠르게 우량 회사채로 들어오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돈맥경화'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맞발춰 주식시장 역시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랠리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8거래일째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채권시장의 거대한 자금흐름이 향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이어지면서 유동성 랠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자본의 국내시장 투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와 같은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최악의 상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외국계자본이 유입되면서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강남부자들 우량 회사채로 몰린다

실제로 강남 부자들의 돈이 우량 회사채에 쏠리고 있다. 우량회사채의 경우 시장에 나오자마자 모두 소진될 정도로 인기가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주미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 강남지점 센터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직접투자에 관심이 높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관심일 뿐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지는 않는 모습"이라며 "경기 호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직접투자에 나서는 데는 실제 상담을 통해서도 여전히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현 센터장은 "따라서 강남 부자들이 국내 우량 기업들이 발행하고 있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정기예금신탁 등으로 눈을 점차 돌리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강남 지역 PB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량 기업 회사채 물량이 시장에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금융시장 불안 및 기업 부실 우려를 고려해 최소 'A+ 등급이나 혹은 'AA' 등급 이상의 회사채에 선별 투자하고 있다는 나름의 원칙을 갖고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거액의 고객들을 상대하는 PB들뿐 아니라 일반 객장에서도 방문 고객들을 대상으로 과거 주식형 펀드를 추천했던 것과 달리 기업어음, 회사채 등의 판매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 증권사 대치지점 PB는 "언론 보도를 통해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자금이 점차 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강남 지역 투자자들의 경우 수익률 만기 1.5년에 확정이율 7~8%의 고금리 회사채를 주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B 증권사 강남지점 부지점장도 "최근 롯데건설이 발행한 수익률 만기 1.5년의 보증이율 8%짜리 회사채를 300억원 가까이 팔았다"며 "비슷한 수익구조의 내주 발행 예정인 STX팬오션 회사채 수요 역시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증권사 도곡지점 PB 역시 "두산인프라코어가 발행한 CP가 최근 인기를 끌었다"며 "거액 자산가뿐 아니라 법인들도 회사채나 기업어음에 십억원 단위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우량 회사채까지 팔려나간다

이같은 현상은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물량이 전량 소진되고 있다. 비우량 신용등급을 받은 동양메이저와 동부메탈이 발행한 회사채가 전량 소진된 것.

이를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의 자금경색이 풀리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냐고 주장하고 있다. 동양메이저의 경우 신용등급은 BB+로 투자 적격에 속하지 못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20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가 전량 소화된 것.

또 동부그룹 계열 비상장사인 동부메탈도 200억원 규모로 연 9.72% BBB+등급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한 가운데 이미 물량이 전량 소화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비우량 채권은 시장에서 관심조차 받지 못했지만 최근 중소형 기관을 중심으로 고금리 예금에 편입하기 위한 비우량 회사채 매수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국고채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비우량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그동안 우려됐던 돈맥경화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회사채 펀드도 '관심'

이처럼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기회사채 펀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회사채 금리가 낮아진 가운데 세제혜택까지 부여하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설정된 장기회사채펀드의 설정액은 1500억원 정도이다. 우선 정부가 장기회사채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발표한지 석달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설정액의 크기를 논하기는 이른 부분이 있다.

그러나 펀드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금리인하에 따른 채권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채권형펀드 투자매력도가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채권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꾸준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경기부양차원의 저금리기조가 이어질 거스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형펀드, 특히 세제혜택까지 부여되는 장기회사채펀드의 투자매력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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