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어 폴렉시트?] 폴란드만이 아니다…이탈리아·그리스·헝가리도 위험

입력 2021-11-0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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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베팅사이트, '이탈렉시트' 가장 높게 점쳐
재정정책을 놓고 EU와의 갈등
'경제난' 그리스도, EU에 대한 반감 높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차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

유럽연합(EU)이란 테두리의 필요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국가는 폴란드만이 아니다.

특히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놓고 EU에 대한 일부 회원국의 불만과 소외감이 극에 달하면서 EU 체제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가 이탈리아와 그리스, 헝가리 등이 꼽힌다. 최근 영국 베팅사이트 벳페어(Betfair)에서는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을 3분의 1로 점쳤다. 사실상 EU 회원국 중 가장 탈퇴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이탈리아의 EU 탈퇴 가능성에 대한 베팅 비율이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탈리아에서는 경제난과 재정정책과 관련한 EU와의 갈등, 연립정부의 포퓰리즘이 팽배해진 영향으로 끊임없이 EU 탈퇴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모든 27개 EU 회원국 정부는 매년 예산법안을 수립한 뒤 EU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놓고 이탈리아 일각에서는 EU가 이탈리아 경제를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나왔는데, 이탈리아의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EU로부터 외면받았다는 실망감과 배신감이 겹치면서 EU 체제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한층 더 고조됐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해 7월에는 이탈리아의 EU 탈퇴, 이른바 ‘이탈렉시트(Italexit)를 기치로 내건 정당이 출범하기도 했다. 다만 EU가 코로나19 회복기금의 28%에 달하는 2090억 유로(약 283조 원)를 이탈리아에 할당한 이후 EU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의 적개심은 다소 누그러진 상태다.

그리스는 이탈리아 다음으로 EU 탈퇴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국가다. 그리스 역시 이탈리아와 함께 경제난이 심각한 EU 회원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온라인 베팅 사이트 패디파워는 그리스의 탈퇴 가능성을 6분의 1로 봤다. 이는 폴란드(7분의 1)보다 높은 것이다. 과거 재정위기로 EU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리스도 당시 EU가 요구했던 여러 긴축조치에 대한 불만으로 시민들의 반감이 높다.

헝가리 역시 최근 EU와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탈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집권한 헝가리는 폴란드와 함께 지난 몇 년간 EU로부터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헝가리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을 놓고 폴란드와 함께 EU에 반기를 들어왔는데, 올해 6월 헝가리가 학교에서 성 소수자 관련 내용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이후 EU와의 갈등이 더 고조됐다. 해당 법이 통과된 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나에게 있어 헝가리는 이제 더는 EU에서 설 자리가 없는 나라가 됐다”며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시장에서 점쳐지는 탈퇴 가능성은 크지 않다. 패디파워는 헝가리의 EU 탈퇴 가능성은 14분의 1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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