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핵심특허와 분할출원 그리고 특허권게임

입력 2021-11-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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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의 특허 무효심판 인용률이 42.6%(434건 중 185건 인용)로 일본의 24.3%와 미국의 25.6% 대비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성만 의원은 심사 인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것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필자도 이 의견에 일부 동의하지만 개량발명에 대한 진보성 요건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는 판단기준의 재정립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와 같이 특허권의 무효율을 낮추는 것은 특허청, 특허법원 등 유관기관의 정책에 따라서 변화되는 것이므로 특허를 출원하는 기업에서는 보다 더 본질적인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정말 아쉬운 일이지만 특허권은 등록되어도 추후 심사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선행기술에 의해 무효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 국가에 따라 무효율이 다소 상이하지만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특허가 무효 되는 이유는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증거와 함께 무효심판을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무효심판이 제기되었다는 것은 해당 특허가 핵심특허에 가깝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무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이러한 핵심특허에 대하여 단 하나의 특허밖에 없는 경우이다.

특허가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 특허권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매우 제한적이다. 유능한 대리인을 선임하여 무효심판에 잘 대응하는 것이 그것이다.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조치로 특허 청구항의 내용을 일부 정정하는 정정청구 또는 정정심판인데 정정의 요건이 까다로워 한계가 있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핵심특허의 경우 여러 개의 분할출원을 통하여 다수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전략을 취한다. 다수의 특허를 확보하여 권리범위를 다각도로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이 중 어느 것이 무효가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전마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에서 수많은 사람 중에 단 한 명만이 상금을 획득했듯이, 핵심특허에 대하여 복수의 분할출원을 통하여 다수의 특허권을 확보한 경우에도 단 하나의 특허권만이 살아남을 수도 있다.

단 하나의 특허권으로 특허권게임에서 살아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에서도 핵심특허에 대해서는 최소 하나의 분할출원을 활용하는 것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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