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IPO, 중국 단속에 주춤...시드니ㆍ상하이에 밀려

입력 2021-11-01 15:15수정 2021-11-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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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조달액 7억 달러...2019년 이후 호주에 처음 밀려
연간으로는 상하이에 밀려 세계 3대 시장 타이틀 반납

글로벌 금융 허브 홍콩이 중국 정부의 기업 단속 여파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세계 3대 IPO 시장이라는 타이틀도 반납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호주 시드니시장은 IPO 조달 규모에서 월간 기준으로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홍콩시장을 제쳤다.

호주는 10월 IPO 시장에서 35억 달러(약 4조1216억 원)를 조달했다.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20개사가 IPO에 참여했다. 반면 홍콩은 7억3230만 달러 조달에 그쳐 전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IPO 건수도 3건에 머물렀다. 호주 조달액이 홍콩을 능가한 것은 201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호주는 통상 4분기 IPO 규모가 가장 컸던 만큼 연말까지 실적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국경 재개방도 시장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반면 중국 정부가 기술과 부동산, 교육 등 산업 전반에 걸쳐 규제를 시작하면서 홍콩시장에선 빅딜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동부유’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기업들을 옥죄고 있고, 7월에는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해외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에 법률 준수 확인 등을 이유로 사전 승인을 받을 것을 지시했다. 결국 IPO를 준비하던 수많은 기업은 여름 이후 홍콩시장에서 철수했다.

▲홍콩증시(검정)와 호주 시드니증시(빨강) IPO 자금조달 규모 현황. 단위 10억 달러. 10월 홍콩 7억3230만 달러, 시드니 35억 달러. 출처 블룸버그통신

앞서 공개된 홍콩증권거래소(HKEX)의 3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HKEX의 3분기 순이익은 32억5000만 홍콩달러(약 4919억2000만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 홍콩달러가 감소했다. 전반적인 투자 위축과 IPO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홍콩은 올해 연간 IPO 규모로는 중국 상하이에 밀리면서 세계 3대 IPO 시장 타이틀마저 내줬다. 홍콩의 올 들어 지금까지 조달액은 378억 달러로, 나스닥(1621억 달러)과 NYSE(1162억 달러), 상하이(456억 달러)에 이어 네 번째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를 비롯한 수십억 달러의 잠재적 IPO가 중국 정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보류되면서 홍콩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벤치마크인 항셍지수는 올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기술주 반등은 힘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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