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승인 기대감에 6만달러 재돌파…역대 최고가 근접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는 코인은 하루에도 수십 개씩 사라졌다가 생겼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거래량이나 시가총액으로 주목받는 코인은 일부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겨우 12만 원에 불과한 코인은 전체의 20%가 넘고 있다. 시가총액이 12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코인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숫자는 코인 시장의 일부만 조명할 뿐이다.
17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체 크립토스는 1만2664개다. 크립토스는 암호화폐를 비롯해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등을 모두 포함한 것을 말한다. 지난달 13일 같은 사이트에서 조사했을 때의 크립토스는 1만1789개였다. 한 달 새 1000개가량의 크립토스가 새로 등장했다.
암호화폐(코인)만 한정하면 지난 13일 기준 총 6511개다. 한 달이 지난 뒤 10개의 코인이 사라졌다. 코인은 지금도 사라졌다가 생겼다가를 반복하고 있어 사실상 숫자를 기록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입장과 퇴출이 까다로운 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거래량으로 보면 13일 기준으로 하루 10만 달러 미만인 코인은 총 4058개다. 전체 코인 중 62%의 비중을 차지한다. 거래량을 1만 달러 이하 기준으로 조정하면 여기에 속하는 코인은 2748개다. 다시 100달러 이하, 즉 사실상 거래가 없는 코인은 1558개다. 10개의 코인 중 2개는 ‘거래량’이란 지표로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이를 거래량이 아닌 시가총액 등의 지표로 봐도 마찬가지다. 전체 시가총액 100달러 미만인 코인은 3854개로 전체 코인의 절반을 넘는다. 거래량, 시가총액, 가격 등의 지표로 코인 시장을 보면 많이 봐도 겨우 ‘절반’을 보고 있는 셈이다.
거래량이 집중된 가상자산이 가치가 있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며, 동시에 거래량이 없다고 의미가 없는 코인은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지는 ‘코인 리포트’ 기획 시리즈를 통해 숫자 말고도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코인에 주목해보고자 한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 참가자들은 코인을 판단할 때 대개 차트의 움직임이나, 일부 소식에 편중해 투자를 결정하곤 한다. 그리고 그들을 담는 거래소 위주의 얘기만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숫자는 가상자산 시장의 ‘골밀도’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자산시장은 내재 가치를 가진 회사, 자본력을 뒷받침해 줄 투자자, 이를 가능케 할 거래소가 서로를 받쳐주며 버틴다. 하지만 투자받을 회사가 내재 가치를 증명할 어떠한 것도 입증하지 않으면 결국엔 공허한 숫자만 남는다.
모두가 거래량과 가격이란 숫자에만 매몰된 사이 가상화폐, 암호화폐로 불렸던 코인이 이제는 투기 자산으로만 평가되는 게 현실이다. 일부에선 일반적인 자산으로도 평가하지 않는다. 그만큼 코인의 내재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최근 기관투자가들의 가상자산 매입 가세에다 미국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대까지 가세하며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월에 기록했던 6만4000달러 후반인 역대 최고가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상황에서 이번 시리즈는 가상화폐가 단순히 투자금을 받는 ‘자산’으로서의 기능이 아니라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는 ‘가상화폐’로서 역할을 보여주고자 한다. 코인이 기능을 다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한다. 게임에 활용되거나, 보상으로 기능하거나, 현실과 맞물려 돌아가는 접점이 있어야 한다. 현물 시장이나 매매자에게 의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가상공간을 통해 교류하는 영역이나 법정화폐를 넘어선 곳에서 오히려 코인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