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1호점 결국 폐점...명품 컬래버 전략, 불매 극복 승부수

입력 2021-10-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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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코로나 바이러스 직격탄에 휘청인 유니클로가 결국 국내 1호점의 문을 닫는다. 유니클로는 질샌더, 화이트마운티니어링 등 고가 명품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을 '극복 카드'로 꺼내며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올해 초 서울 중구 유니클로 명동중앙점 놓인 폐점 안내문. (유니클로)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국내 첫 매장인 롯데마트 잠실점이 24일 폐점한다. 영업을 시작한 지 약 16년 만이다. 유니클로 롯데마트 잠실점은 2005년 9월 서울 영등포점 등과 함께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한 매장이다. 개점 초창기엔 월평균 9억 원 상당의 매출을 내기도 했다.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데다 지난해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덮치면서 유니클로도 점포 수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에만 30여 개 매장을 정리해 현재 매장 수(롯데마트 잠실점 포함)는 133개로 일본 불매운동 발생 이전 대비 60여 곳이 문을 닫았다. 이 중에는 올해 초 문을 닫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중앙점도 포함됐다.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의 한 유니클로 매장 문이 열리는 즉시 2분 만에 일부 상품이 동이 났다. (김혜지 기자 heyji@)

유니클로는 극복 타개 카드로 '고가 명품 컬래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한 디자이너 요스케 아이자와가 설립한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정가로 사려면 3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용, 여성용, 키즈용까지 구비한 다양한 제품군을 유니클로는 10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선보인다.

명품 컬래버 전략은 유니클로로서는 '흥행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앞서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11월과 지난해 11월 유니클로는 질샌더와 협업한 컬렉션을 출시해 '불매 운동'을 뚫고 100여 명을 줄 세우는 등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날도 일부 매장에서는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컬렉션을 사기 위해 일찌감치 개장 시간 전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오프런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출고 시점부터 일부 제품이 매진됐고, 판매 수량을 디자인 의류 하나당 2점 구매로 제한했음에도 '깔깔이' 등 인기 아이템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개점 2분 만에 동이 나기도 했다.

▲2021 가을겨울 유니클로 & 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컬렉션 출시 (유니클로)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은 2021 회계실적(2020년 9월~ 2021년 9월) 발표를 통해 한국 유니클로의 경우 연간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흑자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한국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2020회계연도에는 유니클로의 한국 매출액이 반토막 수준인 6298억 원, 영업실적 884억 원 적자를 기록해 불매운동 여파가 반영됐으나, 2021회계연도에는 잇단 명품 컬래버 전략이 불매운동을 누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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