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빈 회장 "성지건설 품은 대우조선해양건설, 5년내 수주 톱20 진입할 것"

입력 2021-10-14 17:37수정 2021-10-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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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建 '인지도'+본사 '영업력'
올 수주액 2조, 성장비결은 '인재'
'건설사=금융사' 철학으로 매진
고급화 지향 '평택 엘크루' 인기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은 최근 이투데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의 의미처럼 고급스럽고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한 아파트를 짓겠다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과 성지건설의 시너지로 5년 안에 수주액 톱20위 건설사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올해 수주총액은 2조 원이 넘을 것 같습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영업력과 성지건설의 인지도가 시너지를 일으켜 5년 안에 수주액 톱20에 진입할 계획입니다."

3년 새 건설사 두 곳(대우조선해양건설·성지건설)을 잇따라 인수한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은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건설사 두 곳을 동시에 끌어갈 업계 다크호스로 부상한 김 회장은 최근 이투데이 본지를 통해 자신의 경영 철학과 포부를 야심차게 전했다.

건설사는 인재·금융·마케팅

주택사업에 대한 김 회장의 관심은 '실패'에서 비롯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모기업인 한국테크놀로지에서 에너지사업의 하나로 플랜트 사업을 수년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녹록지 않은 건설업에서 쓴 맛을 본 김 회장은 주택·토목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후 2019년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했다. 당시 이 회사의 연간 수주액은 약 2500억 원. 김 회장은 이듬해 이를 7400억 원으로 끌어올렸고, 올해 상반기에는 1조 원 규모로 불렸다.

파죽지세의 성장 동력엔 인센티브 제도가 있었다. 그는 "100대 건설사 중 인센티브를 최고 수준으로 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는 기존 인센티브에 플러스를 알파를 얹는 '슈퍼스타 제도'도 수립 중이다.

'건설사는 곧 금융사'라는 경영철학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아파트는 곧 금융자산으로, 건설사는 가치를 키울 책무를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TV 광고보다 철저한 사후 관리(AS)가 소비자의 체감과 만족도를 높여 브랜드 각인 효과로도 이어진다고 믿었다.

이 철학을 실현한 곳이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14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평택 뉴비전 엘크루')다. 김 회장은 이 단지를 고급화하기 위해 외관 도색과 조경을 과감하게 갈아엎었다. 그는 "추가적인 행정 절차를 거쳐서라도 무채색으로 외관을 바꾸고, 벚꽃나무는 전부 뽑아 아파트 6~7층 높이의 소나무로 대체하는 대대적인 교체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강남 고급 아파트의 설계가 평택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아파트의 웃돈(프리미엄)은 현재 최대 2억 원 수준이다. 통상 15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선 준공 후 4만5000건 하자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 단지의 민원은 3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 주민들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경기 평택시 소사동 '평택 뉴비전 엘크루' 아파트 조감도(왼쪾)과 실제 단지 전경. (자료제공=대우조선해양건설)

김 회장은 최근 새 '엘크루' BI(브랜드 아이덴티티) 론칭 제막식도 이 곳에서 열었다. 엘크루는 2007년 당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모기업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이 주택부문 진출을 위해 만든 주거 브랜드로 엘레강스 크루즈(legant Cruise)의 약자다. 바다 위 호화롭고 여유로운 크루즈 생활을 땅 위에서 실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는 "엘크루의 의미를 알고 크루즈 같은 고급스럽고 풍요로운 생활이 가능한 아파트를 짓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했다. 사실상 엘크루는 평택 단지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로 환골탈태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성지건설, 그룹 양 날개"

건설업에 대한 김 회장의 공세는 올해 더 거세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2년 만에 성지건설까지 손에 넣었다. 그는 "성지건설은 브랜드 평판 조사 때마다 30위권 안에 들 정도의 높은 인지도를 가진 곳이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가진 영업 파워가 더해지면 그룹 내 건설부문의 수주액이 5년 안에 국내 건설 수주액 20위 권에 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회장은 건설업에 대한 열정 못지 않게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포부도 컸다. 25년 간 업력을 쌓으며 사업 확장과 이익에 매진했다면, 최근 들어선 '겸손한 관리자'가 되려는 신념이 강해졌다. 그가 카누와 컬링 등 비인기종목의 연맹 회장 자리에 잇따라 앉은 것도 이런 이유다. 김 회장은 지금이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말한다. "계정조차 없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개설해 컬링을 홍보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면서 나를 솔직하게 드러내려 합니다. 앞으로 어떤 경영인으로 살지에 대한 고민의 무게가 한없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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