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인 290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실적에 대한 우려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일시적인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하락 기조가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35% 내린 2916.38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6일 2908.31과 비교해 불과 8.07포인트 차이다.
코스피는 최근 10거래일(9월 27일~10월 12일) 중 6거래일을 1% 넘게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지수도 지난달 27일 3133.64에서 217.26포인트(6.93%) 급락했다.
달러 강세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진 탓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98.80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4.52% 급등했다. 미국의 긴축정책 우려가 안전자산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달러 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도 미국 정부의 전략 비축유 방출 계획이 없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전날 기준 서부텍사스유(WTI)는 배럴당 80.5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20일 62.14달러 대비 약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식 시장 약세에 대해 "기업 본질 가치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에 따른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끝나고 정상화 과정이 예고되면서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하락세를 단기 조정으로 보지 않고, 완만한 하락세로 보고 있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높았던 것은 기저 효과와 정책적 지원 덕분이었다. 이에 반해 정상화 과정이 예고된 내년은 성장률 전망치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요점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라며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내년 실적 수준이 너무 높다. 환율이 오르고 유가가 강세를 보이면 모두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전망치부터 내려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FOMC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가 구체화하면 증시가 일부 진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장열 상상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인플레이션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속도는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 시장 할인율 높인 것"이라며 "이외에도 증시에 영향을 주시는 이슈가 많지만, 다음 달 FOMC에서 테이퍼링이 구체적으로 현실화하면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시장이 갈피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센터장은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테이퍼링이기 때문에 시장을 지배하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며 "자동차, IT 업종 등 낙폭이 큰 업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