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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RCEP 가입 속도 내는 정부…농업계 "검역 기준 완화, 피해 클 것"

입력 2021-10-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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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위생검역 관계법령 일부 개정…검역주권 포기 지적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입국하는 승객들의 휴대품을 검역하고 있다. (뉴시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정부가 국회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면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농업계는 정부가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가입을 위해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농업과 농어민의 피해를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CPTPP 가입을 위해 관계국과 협의를 시작했고, 법·제도의 정비도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법의 절차 및 의회 승인 등으로 인해 언제라고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달 CPTPP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정부는 협정 가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대내외 준비 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국익 극대화 관점에서 협정 가입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CPTPP 가입 대비를 위해 '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통상', '국영기업' 등 4대 분야에 대해 국내 제도 정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종합해보면 정부는 CPTPP 가입을 두고 시기를 조율 중인 상황으로, 높은 수준의 통상규범을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국내 제도 정비도 마무리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의 메가 FTA인 RCEP도 정부가 1일 국회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면서 국내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농업계는 크게 우려하고 나섰다. 특히 CPTPP를 앞두고 검역장벽을 완화한 것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지정검역물의 수입에 관한 수입위험분석요령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가축질병이 종식되지 않은 나라도 국가 전체 또는 일부 지역이 아닌 농장이나 도축장 단위로 청정구역을 설정해 국제 기준에만 부합하면 수입을 한다는 '구획화' 개념 도입 내용을 담고 있다. 수출국이 나라 전체가 아니라 일개 농장·도축장만 위생·검역 요건을 맞추면 우리나라로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는 사실상 세계무역기구(WTO)가 인정하는 비관세장벽인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SPS)'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포기하고 수출국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CPTPP 가입 추진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RCEP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PTPP 만큼의 통상규범을 담고 있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농업계 전문가는 "정부는 RCEP이 국제무역 질서를 바꿀 정도의 통상규범을 담고 있진 않다고 하지만, 동남아시아산 열대과일의 저가 공세로 인한 국산 농산물 소비부진 등 2차 피해를 광범위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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