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계 ‘11세대' 투자...없던일로(?)

입력 2009-02-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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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업황 침체에 대형 패널 수요마저 불투명

LCD업종 불황이 계속되고 대형 LCD패널 성장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디스플레이업계에서 11세대 라인 투자 논의가 자취를 감췄다. 대형패널 수요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위축된 탓이다.

30일 삼성전자는 11세대 라인과 관련해서 지난해 규격을 ‘3000×3320’으로 할 것이라고 밝힌 것 이외에 추가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삼성전자는 실적발표장에서도 이명진 상무(IR팀장)가 “올해 11세대 투자는 없다”고 말했다.

대만의 AUO도 최근 “올해 7월로 예정했던 10세대와 11세대 라인 신설을 최소 6개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패널 제조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은 LCD패널의 수요축소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LCD매출을 올해도 기대하기 어려운 마당에 대형 패널 라인 신설은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JP모간증권은 지난 28일자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 연간으로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면서 “LCD 매출이 예상보다 훨씬 더 부진했던 탓에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우리 전망치보다 더 낮았다”고 적시했다.

또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현재의 LCD 공급과잉 사태가 ‘더 이상의 패널 크기 경쟁이 필요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부상한 것도 11세대 논의가 사라진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신한증권 소현철 연구원은 “11세대 라인은 의미가 없다”고 단정했다. 이런 지적은 LCD패널시장이 패널크기를 키

우면서 최근 2년여 동안 보여줬던 고성장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다.

소 연구원은 “기판 크기의 경쟁은 기술우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8세대에서도 55인치 패널의 양산이 가능한데다 실제로 55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 같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도 “올해 26~32인치의 LCD TV 판매량은 증가가 예상되지만 42인치 이상 대형 LCD TV는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면서 “42인치 이상 초대형 TV판매가 회복되지 않는 한 LCD패널의 수급호전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대형 LCD패널 수요의 증가를 쉽사리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LCD패널 제조사들도 대형 패널 생산라인 신설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세대 이상의 라인 신설 계획이 없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대형패널은 부족하지 않다”면서 “55인치 패널만 해도 3월 가동 예정인 8세대에서 패널 1매당 6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LCD라인의 신설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오히려 32인치 패널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3월 파주 8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할 예정인 LG디스플레이가 추가 투자를 6세대 라인 증설에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안에 추가 증설 중인 6세대 라인을 가동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진행 중인 10세대 라인 건설을 추진하면서 대형 패널 라인이 신설에 대한 논의가 불붙은 것”이라면서 “샤프만 해도 최근 소니와의 LCD패널 공동생산 사업을 연기하기로 하는 등 주춤한 상황에서 여타 업체의 대형 패널 라인 신설 움직임은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는 지난해 40인치 이상 대형 LCD패널 시장이 약 10% 정도 성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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