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뛰어든 양자컴퓨터 경쟁…삼성도 투자 나섰다

입력 2021-09-07 16:00수정 2021-09-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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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스타트업 '퀀텀머신' 투자 참여
지난해 말 양자컴퓨터 관련해 이미 언급한 기업
알리로, 아이온큐 이후 세 번째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투자
북미·유럽부터 중국까지 기술 개발 뛰어들어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 위치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퀀텀머신(Quantum Machines)이 개발 중인 플랫폼 '퀀텀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Quantum Orchestration Platform)' 이미지. (사진출처=퀀텀머신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양자컴퓨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구글, IBM 등 빅테크 업체들이 양자컴퓨터 기술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초기 시장에 조기에 진입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퀀텀머신(Quantum Machines)은 6일(현지 시간) 5000만 달러(578억5000만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퀀텀머신이 밝힌 투자자 목록 중 삼성전자의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가 포함됐다.

이외에 클라리지 이스라엘(Claridge Israel), 벨러 에쿼티 파트너스(Valor Equity Partners) 등의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 등이 이번 투자에 함께 참여했다.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인 퀀텀머신은 양자 프로세서의 잠재력 실현을 위한 플랫폼 '퀀텀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Quantum Orchestration PlatformㆍQOP)'을 개발 중이다. 이 플랫폼은 양자 제어 프로토콜의 정밀도, 타이밍, 복잡성, 초저지연 등 매우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된 하드웨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설립 3년 만에 다국적 기업, 정부 연구소, 학술 기관, 양자 개발의 선두에 있는 스타트업 등 15개국에 걸친 고객 기반을 확보했다. 이번 투자 유치 자금은 QOP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인재 영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타마르 시반(Itamar Sivan) 퀀텀머신 최고경영자(CEO)는 “양자 프로세서에는 고전적 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고, 이는 우리 삶의 전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양자컴퓨터용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양자 컴퓨터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를 이용해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이상의 연산이 가능하다.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수백 년이 걸려도 풀기 힘든 문제를 몇 초 이내에 풀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폭발적으로 늘어날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글로벌 기술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까지 집중하고 있는 첨단산업으로 꼽힌다. ICT(정보통신기술)는 물론, 의료ㆍ제약ㆍ자동차ㆍ항공우주ㆍ국방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방면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퀀텀 머신은 일찍이 삼성이 눈여겨본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루티 아다르 삼성전략핵심센터장은 지난해 말 이스라엘 테크 전문지 씨테크(CTech) 기고문에서 "삼성은 양자 컴퓨팅 분야에 계속 투자할 것이고, 현재 이스라엘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주요 스타트업 중 하나로 퀀텀머신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삼성넥스트 Q펀드를 통해 미국 '알리로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하며 양자 컴퓨팅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같은 해 10월 삼성전략혁신센터 산하 삼성카탈리스트펀드를 통해 미국 스타트업 '아이온큐'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온큐의 경우 삼성이 투자한 지 2년 만에 기업가치 20억 달러(2조2000억 원)를 인정받고 미국 증시에서 스팩(SPAC) 합병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이온트랩'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매우 작은 크기의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절대온도(영하 273도)에서만 작동하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실온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IBM의 미국 뉴욕 요크타운하이츠 소재 J.왓슨리서치에 있는 양자컴퓨터. 뉴욕/AP뉴시스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양자컴퓨터가 미래 IT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상황에서 글로벌 IT 기업과 정부, 학계까지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2019년 5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칩 '시커모어'를 개발한 구글은 2029년까지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공언한 상황이고, IBM 역시 3~4년 이내에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북미와 유럽 역시 국가 차원에서 양자컴퓨터 산·학·연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중국은 '양자 굴기'를 표방하고 내년까지 17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의 양자연구소를 설립한다.

시장조사업체 인사이드 퀀텀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컴퓨팅 시장 규모는 2025년 7억8000만 달러(9029억 원)에서 2029년에는 26억 달러(3조95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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