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리스크 최소화' 나서…네거티브 무용론ㆍ공약 양 조절
이낙연 잠적…권리당원 몰표로 무효 입증된 네거티브 수정 고민
'안방' 핵심지역 호남 반전 꾀해…정세균 단일화 가능성 상존 이유
다만 '될 사람 민다' 호남 전략적 투표성향에 외면당할 수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벌써부터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충청권에서 과반 이상 득표를 하면서다. 이에 따라 이 지사 측은 본선 대비에 착수하고, 2위인 이낙연 전 대표는 잠적한 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 4~5일 충청권 경선에서 이 지사는 누적 54.72% 과반 이상 득표를 이뤄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반(反) 이재명’ 정서가 있다고 예상해왔던 친문(문재인) 지지층이 두터운 권리당원도 55.12%가 몰표 했다는 것이다. 불과 첫 개표임에도 벌써 대세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캠프는 이처럼 경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본선 대비에 나서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의 ‘본선 리스크’ 최소화가 그것이다. 이 지사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네거티브나 공약 비판은 곧바로 본선에서 야권이 이용하는 소재로 작용하는 리스크가 돼서다.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충청권 경선 결과로) 네거티브가 선거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분명히 입증됐다”며 “다른 후보들이 고민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정책경쟁으로 가는 게 우리 당 모습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 인사 고발 사주 의혹 공동대응 제안을 고리로 경쟁 후보들과의 ‘원팀’도 추진하고 있다. 캠프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공동대응 제안에 아직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은 없지만 노력할 것이다. 공동대응을 전제로 윤 전 총장 이슈 대응을 고민했지, 독자적 차원은 고민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대외적으론 정책경쟁을 추구한다지만 경선에서 공약 비판이 너무 거세지면 본선 부담으로 이어지기에 ‘양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많은 공약이 준비돼있지만 경선에서 너무 많이 풀면 비판이 쌓여 본선에서 리스크가 되기 때문에 재원조달책 등 중요한 부분은 아껴두는 등 ‘양 조절’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고심에 빠졌다. 이날 공개일정 중 금융노동조합 간담회 외에 모두 취소하고 잠적한 채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모든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이는 이 지사에 관한 의혹 제기를 지속해 친문의 반 이재명 정서를 자극하는 방법이 충청권 경선 결과 효과가 없다는 게 증명되면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네거티브가 오히려 반감을 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서다.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은 같은 날 tbs라디오에서 “뒤지고 있는 후보에게 전략 수정을 요구할 정도의 격차”라며 “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전술이 패착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지금은 전술을 수정할 때”라고 분석했다.
반전을 꾀할 지점은 호남이다. 충청보다 선거인단이 3배 많은 핵심지역인 데다 이 전 대표가 전남지사도 지낸 ‘안방’이라서다. 전북 출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전망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충청 경선 결과에 따른 밴드왜건(대세편승) 효과로 이 지사 대세론이 굳어지면 ‘될 사람’을 미는 호남의 전략적 특성상 반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단일화는 호남+호남이라 본선에서 이길 확장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오히려 호남이 선택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