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에 주식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가치 평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의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들이 올해 연간 수주 목표를 8개월만에 모두 채웠을 정도로 수주가 호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철강 가격 급등에 따른 대규모 적자와 최근 IPO 시장에서 전통산업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점은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3일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5만2000~6만 원으로, 현대중공업은 9360억~1조800억 원을 조달하게 된다. 예상 시가총액은 4조6162억~5조3263억 원이다.
현대중공업은 기관 수요예측에 기반해 오는 6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7~8일 일반 공모 청약에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원활한 공모 진행을 위해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인 7일에 앞서 지난달 23~27일 직원 대상 사전청약을 진행했는데 배정액의 2배 가까운 신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공모주식의 20%인 360만 주로, 희망 공모가액에 따른 규모는 1872억~2160억 원이다.
현대중공업의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모두 완판될 경우 이는 올해 조 단위 IPO를 실시한 기업 중 최초가 된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IPO로 대어로 꼽혔던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크래프톤, 카카오뱅크가 우리사주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긍정적 신호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최근 조선업황 개선도 상장 흥행 조짐에 힘을 보태고 있다.
10여 년 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로 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시황이 개선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연료 운반선에 현대중공업이 강점을 보이는 것도 상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2023년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크게 느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메탄올선 등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이 보수적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중공업이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5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목표주가를 9만 원으로 제시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당장부가치(BPS) 6만5815원에 동종업계 평균 대비 10% 할증된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1.34배를 적용했다”며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가치와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사업 진출, 수주 호황기 생산성 극대가 추가 상승의 근거”라고 분석했다.
이어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운임상승으로 선박 발주 시장 호황이 오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반면 수주는 호황이지만 2분기 연결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42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선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의 급등에 따라 충당금을 미리 쌓았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빅3은 올해 하반기에 공급받는 후판 가격을 톤당 110만 원선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반기 가격 대비 60% 가량 인상된 수준이다. 다만 연초부터 급등했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후판 가격이 내려가면 현대중공업이 쌓았던 충당금도 환입될 수 있다.
이와 함께 IPO 시장에서 전통산업 분야에 속한 기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점은 불안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