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롯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불균형

입력 2021-08-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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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명동, 잠실이란 곳은 자연스레 롯데를 떠올릴만한 지명이다. 부산엔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 외에도 롯데백화점이 4개나 있고, 9월엔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제2 롯데월드도 들어선다. 명동에는 롯데 본점과 면세점, 롯데호텔이, 잠실에는 롯데월드타워와 백화점 잠실점 등이 위치해 롯데타운이라 불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롯데는 경기 남부권 최강자 타이틀도 추가할 셈이다. 2014년 롯데백화점 수원점으로 스타트를 끊더니 이듬해에는 롯데아울렛 광교점을 내놨다. 3년 뒤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을 출점했고, 최근에는 경기도 최대 규모로 화성에 동탄점까지 선보였다. 9월 10일에는 서울 강남에서 30분 거리인 백운호수 인근에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도 문을 연다.

롯데의 거침없는 오프라인 사업 진격을 보고 있노라면 역설적으로 온라인 사업의 상대적 열세와 불균형이 도드라진다. 쿠팡과 네이버가 이커머스 양분화에 나서고, 40년 라이벌 신세계·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품고 SSG닷컴이 상장을 추진하지만, 롯데에선 특별한만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다. 대표 사업인 롯데온 출범이 1년 4개월이 지났지만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커머스는 결국 빅3만 남고 대부분이 사라지는 승자 독식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하다. 전망대로라면 쿠팡과 네이버은 유력한 빅2이고, 한 자리만 남았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 신세계그룹과 아마존을 등에 업은 11번가, 40년 유통공룡 자리를 지켜온 롯데 중 어디가 그 한자리의 몫을 차지할까.

수년째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년사와 사장단회의(VCM)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목 놓아 외치고 있건만 어찌된 일인지 ‘디지털’이란 단어는 최근 개장한 동탄점이 대형 LED와 체험존 등으로 얼마나 ‘디지털화’됐는지 나타내는 수식어로만 사용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롯데는 여전히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다나와 등의 인수전에 유력후보 1순위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그만큼 시장에서도 롯데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간 균형을 맞추는 일이 시급해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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