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 1위 업체 '무색'...고환율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판매가격에 대한 큰 폭의 인상요인이 발생했지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인상요인의 상당 부분을 회사가 흡수하고 일부분을 소폭 판매가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5000대 가까이 판매된 혼다의 어코드 3.5의 판매가격은 기존 3870만원(부가세 포함)에서 110만원(2.8%)이 올라 3980만원에 판매된다.
또한 혼다의 베스트셀링카인 CR-V(4WD기준) 역시 100만원(2.9%)이 인상돼 3540만원에 판매된다.
전 차종별로는 80~190만원이 인상되며, 인상률은 2.8%에서 3.1%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엔고현상이 비단 혼다만의 문제는 아닌데, 수입차 판매시장 1위의 회사가 가격인상의 선두에 나선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혼다 뿐 아니라 모든 수입차 회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게다가 지금은 차량 판매 감소로 인한 재고를 먼저 고민할 때지, 수익성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혼다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의 최대 수혜 업체였다.
지난해 12월 개별소비세 30% 인하 결정이 난 이후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의 12월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 혼다는 지난해 10월 693대, 11월 385대로 급감한 이후, 12월 1023대로 판매량이 전월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혼다는 이런 고객의 신뢰를 져버리고 고객이 가져가야 할 개별소비세 인하 분을 고스란히 챙겨가는 셈이다.
특히 혼다는 개별소비세 인하로 고객들의 주문이 급격히 늘었지만, 1월 가격인상 후에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차량 주문을 일부러 적게 해 고객들이 오래 기다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혼다의 이번 차량 가격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되지만, 개별소비세로 탄력이 붙은 수입차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며, 수익성 악화를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에 혼다 관계자는 "혼다가 국내에 처음 진출하면서 내세운 차량 가격 자체가 매우 저렴했으며, 엔고현상 지속으로 더 이상의 수익성 악화를 지켜볼 수 없었다"며 "하지만, 개별소비세 인하만큼 인상을 한 것이기 때문에 고객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