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발 경기 둔화, 글로벌 경제 곳곳 어두운 그림자

입력 2021-08-2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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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생산 둔화…철광석 가격 한 달 새 40% 이상 빠져
미국·유럽 등 주요국 지표 부진
컨테이너 운임 폭등 등 공급망 악화일로
국내는 HMM 파업 위기에 물류 대란 예고

델타 변이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주요국 경제지표는 최근 연일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가파르게 하락해 글로벌 경제회복세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다시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진단했다.

수요와 생산 둔화에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세

이날 뉴욕과 유럽증시가 일제히 오르고 유가와 금값도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제의 불안한 모습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미룰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반등은 일시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들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움직임은 경기회복 둔화 우려에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S&P글로벌플랫츠에 따르면 철광석 현물 가격은 최근 고점이었던 5월의 톤당 233달러에서 19일 130.20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7월 중순 이후 약 40% 빠진 상태다.

철광석 가격 하락세는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과잉생산 관리 차원에서 작년 생산 수준으로 목표치를 조정했다. 이에 7월 철강 생산량은 1년 전보다 8.4% 감소해 올 들어 첫 월간 감소를 나타냈다. WSJ는 중국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 연말까지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약 12% 더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와 구리 등 다른 원자재도 하락세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월 초 배럴당 76달러까지 올랐지만, 현재 65달러 선으로 후퇴했다. 구리 선물가격도 5월 파운드당 4.8640달러로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4.22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국 경제지표들은 올해 초 폭발적인 경제성장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8월 제조업·서비스업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는 55.4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의 7월 기존 주택거래는 전월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재고도 7.3% 늘면서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완화된 분위기다.

유럽 경제도 둔화했다. 8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종합 PMI는 59.5로 전달 60.2에서 하락했다.

글로벌 공급망 악화일로, 경기회복세 찬물

글로벌 공급망은 갈수록 악화하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항구 폐쇄 및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물류비용 증가로 기업과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물류항인 중국 닝보항은 코로나19 확진으로 일부 터미널이 11일 이후 계속 폐쇄돼 공급망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에서 북미와 유럽으로 가는 물류 비용이 대폭 상승했다.

영국 해운 컨설팅업체 드루리의 글로벌 가격지수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의 평균 운임은 8월 중순 기준 9613달러로 전년 대비 360% 폭등했다. 가장 큰 폭 상승은 중국에서 네덜란드로 가는 운임으로 659%나 뛰었다.

또 FT는 “세계 메이저 해운업체들이 수요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물류 압력에 따른 컨테이너 부족과 항만 혼잡 등의 문제로 고전했지만, 이제는 선박 자체가 부족하다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선사 ZIM의 자비에르 데스트리아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타이트한 선박 수급이 잠재적인 주요 위협”이라며 “이는 5년까지 갈 수 있는 장기적인 문제”라고 경종을 울렸다.

국내에서는 HMM이 사상 첫 파업 위기에 몰리면서 물류 마비 대란이 예고됐다. 사측은 파업 시 5억8000만 달러(약 68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노조에 합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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