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러시아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생산 코로나19 백신의 도입에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생산한 러시아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까지 획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의 위탁생산(CMO)을 진행하는 국내 컨소시엄들은 현지 기술진의 생산설비 검토를 거쳐 본격적인 상업 물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스푸트니크V’와 ‘스푸트니크 라이트’의 국내 위탁생산(CMO)를 맡은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은 빠르면 이번 달부터 시생산에 돌입한다. 스푸트니크V의 개발 지원 및 해외 생산 및 공급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이달 중순 기술이전을 위해 휴온스글로벌을 방문해 3개월간 체류하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해외 수출을 위한 시생산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국내 사용을 위해 사전검토를 신청했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 컨소시엄보다 먼저 스푸트니크V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지엘라파·한국코러스 컨소시엄은 지난 4월부터 이수앱지스가 시생산을 개시했으며, 러시아국부펀드(RDIF) 기술진이 백신 원액의 대량 생산을 위한 점검을 마쳤다.
이미 식약처는 스푸트니크V의 허가신청에 앞선 사전검토를 진행 중이다. 엠피코퍼레이션(MPCO)도 지난 20일 러시아의 세 번째 코로나19 백신 ‘코비박’에 대한 사전검토를 신청했다. 그러나 이들 백신이 국내 품목허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 수급난이 발생할 때마다 러시아 백신도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왔으나,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국가 접종 사업으로 질병관리청이 지정하기 때문에 식약처의 사전검토를 거친다고 해서 반드시 국내 사용 및 도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스푸트니크V는 전 세계 70개국의 허가를 받아 아스트라제네카 및 화이자 백신 다음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주요 규제당국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한 점이 국내 허가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RDIF는 올 가을께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MA는 지난 3월 스푸트니크V 동반심사에 착수했지만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