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지속..스왑포인트 안정에 유럽경기회복+수출호조+네고물량, 1200원은 오버슈팅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오버슈팅 할 경우 1200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앞서 20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1.1원까지 치솟아 11개월만에 1180원을 돌파(원화값 하락)한 바 있다. 최근 2주간 상승폭도 40.7원(3.57%)에 달했다(6일 저점 1140.4원 대비 20일 고점 1181.1원 기준).
이는 미국 연준(Fed)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등 대외요인에다, 반도체업 불황 가능성, 하루 2000명을 넘나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래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 중인 신규확진자수 등 대내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물량을 대량으로 쏟아낸 점도 상승세를 가속화한 요인으로 꼽혔다. 실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19일 93.556포인트를 기록해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근 2주간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규모는 8조4121억원에 달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달러화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펀더멘털 우려까지 커졌다.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반도체 업황 불안,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 급증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연장으로 3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최악의 경우 전기대비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시장 이탈도 가세했다”고 진단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다음주 잭슨홀 미팅이 있고 9월 중순 FOMC가 예정돼 있다. 그때까지는 테이퍼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겠다. 연준이 금리인상 카드를 일찍 꺼낸다면 10월까지 오를 수 있겠지만 9월 들어서부터는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며 “원·달러 상단을 1180원으로 보나, 일시적으로는 1200원까지 오버슈팅할 수도 있겠다. 미국의 인프라투자와 겨울철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도 주목할 변수”라고 말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9월까지 상승한 후 4분기(10~12월)엔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9월 FOMC가 테이퍼링을 발표하는 것을 기점으로 달러인덱스도 하락할 것이다. 10월부터는 유로존 재정지출 기대감도 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외화자금시장 사정을 엿볼 수 있는 스왑포인트가 안정적인데다, 수출호조 등에 따른 네고(달러매도)물량 출현 가능성 등으로 9월부터는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20일 1개월물 스왑포인트는 플러스(+) 40전으로 달러화가 풍부한 상황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스왑포인트가 망가지지 않았다는 점, 일평균 수출을 감안하면 네고물량이 없는게 아니라 어느 시점에서 팔 것인지 고점을 가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코로나19로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더 가긴 어렵다. 9월부턴 하향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변수는 FOMC 테이퍼링과 11월까지 올해 3번 남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이라며 “코스피가 비싼 상황이다. 이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