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펀드매니저에서 유튜버로 변신...“주식, 경제 이야기 마음껏 하고파“

입력 2021-08-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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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주식 얘기를 하는 게 제일 재밌는 사람이다. 유튜브 채널을 열고, 다루고 싶은 주제로 마음껏 소통할 수 있어 행복하다”

유튜브 채널 ‘86번가’는 전직 펀드매니저가 들려주는 주식, 경제 이야기 채널이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7월 채널 개설 후 1년 만에 구독자 수 1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86번가 채널명에 주식, 경제가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투자자 사이에선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믿고 듣는 방송으로 통한다.

채널 운영자인 정광우 전 펀드매니저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10년간 근무한 그야말로 투자 전문가다. 수천억 원의 자금을 굴리던 그가 돌연 지난해 퇴사하고,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그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을 그만두고 한 달 정도 지나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쉽게 진행됐다. 하루 만에 영상을 만들어 올렸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이 너무 좋아 펀드매니저의 길을 택했고, ‘에이스 펀드매니저’, ‘이채원 키즈’ 등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업으로 삼은 후 주식 이야기는 쉽게 꺼낼 수 없는 주제가 됐다. 까다로운 업무 규정상 소수 관계자와 정해진 미팅이 아니면 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어서다.

그는 “유튜버의 가장 큰 장점은 ‘표현의 자유’다. 매주 토요일 밤 9시에 라이브 방송을 3시간 이상 진행한다. 요즘 좋은 콘텐츠가 많아 소음은 버리고, 중요한 신호에 집중해 주제를 고른다. 매수 추천, 목표주가 설정 등 자극적인 요소는 뺀 ‘순한 맛’ 방송을 추구한다. 소중한 구독자들과 함께 공부하는 데 방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구독자와 영상으로 진행하는 독서모임도 ‘86번가’의 묘미다. 10년 가까이 진행한 독서 모임에서 착안한 콘텐츠다. 함께 읽을 책과 일정 기한까지 읽어야 할 범위도 정한다. 펀드매니저로 종사하며 얻은 풍부한 실제 사례를 책 내용에 더해 소개하며 매니아층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구독자들의 깊어진 고민도 함께 나누고 있다. 그는 “시장에 부정론자가 사라진 시점부터 유의해야 한다. 시장에 긍정론자만 남았다면, 더 이상 주식을 사줄 이가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럴 때일수록 현금 비중을 늘리는 투자전략이 유효하다. 주식시장에 대한 예상은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86번가’ 운영자 정광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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