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투자 대비 무형투자 비중 38.9%, 인적·조직자본 등 무형자산 투자 인식 부족
ICT서비스업, 기술수준은 미국의 85%·영업이익률 4.7%로 글로벌 평균(15.1%) 못미쳐
우리 경제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관련한 인프라 등 세계적 디지털역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되레 떨어지는 소위 생산성역설에 빠져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투자가 주로 유형자산에 집중되면서 ICT서비스업과 인적·조직자본 등 비기술혁신형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18일 정선영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BOK 이슈노트, 디지털 혁신과 우리나라의 생산성 역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ICT산업 비중은 2018년 명목부가가치 기준 14.8%로 기술선도국인 미국(8.8%)과 일본(7.9%)을 앞섰으며, 디지털혁신지수는 2012년 세계 21위에서 2020년 10위로 껑충 뛰었다. 반면, 경제성장과 생산성 둔화가 계속되면서 2019년 기준 소득수준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이상 고소득국가 대비 50%대, 노동생산성은 76%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우리나라의 ICT 유형투자 대비 무형투자 비중은 2011~15년 평균 38.9%에 그쳤다. 이는 같은기간 미국(74.9%)과 유럽(평균 74.8%), 네덜란드(73.1%), 스웨덴(71.6%)과 견줘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비기술혁신형 투자비중 격차를 미국과 비교해보면 전문과학기술서비스는 9.1%포인트, 금융보험은 5.0%포인트, 정보통신은 5.6%포인트(2001~2015년 기간평균)씩 뒤쳐졌다.
ICT서비스 기술경쟁력 수준은 미국 대비 85% 수준에 그쳤으며, 부문별로는 인공지능(AI) 82%, 빅데이터 83%, 클라우드컴퓨팅 84%, 사물인터넷 83%에 머물러 있다. ICT서비스업 영업이익률도 4.7%(2019년 기준)에 그쳐 미국(20.4%)과 글로벌평균(15.1%)은 물론 일본(8.2%)에도 크게 밀렸다. ICT제조업은 8.1%로 견줘볼만 한 것(미국 14.8%, 글로벌평균 8.7%, 일본 6.8%)과 대조된다.
정 부연구위원은 “투자 및 산업구조가 여전히 기존 유형경제 프레임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혁신의 생산성 개선효과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며 “현재 ICT산업 및 투자 구조를 디지털혁신에 적합한 형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