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로 사세요”…사용처 늘리고 소진 유도하는 항공사들

입력 2021-08-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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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주기돼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마일리지 소진에 제동이 걸리자 항공사들이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화하고 있다.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1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최근 마일리지 스토어에 트래블 레디백 등 신제품을 추가했다. 신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네이버와 마일리지 제휴를 시작했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600마일리지를 차감하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개월 이용권을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소액 마일리지 사용 기회를 넓히기 위해서다. 2월 마일리지 관련 제휴를 체결한 양사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생수와 텀블러를 비롯한 로고제품과 호텔(제주 KAL호텔, 서귀포 KAL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와이키키리조트 호텔 등), 투어(한진관광), 입장권(아쿠아플래닛 제주, 키자니아 등)을 비롯한 상품을 마일리지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달에는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 사용몰에서 삼성전자 가전제품을 판매한다. TV와 세탁기,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 40여 가지 제품을 전액 마일리지 결제로 구매할 수 있다. 마일리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휴 상품을 확대하는 차원에서다.

마일리지 쇼핑몰 ‘위클리 딜즈’를 통해서는 커피와 치킨, 베이커리, 음악감상 이용권 등을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소액 마일리지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6월에는 위클리딜즈 모바일을 오픈해 소비자의 문턱을 낮췄다.

앞서 신라호텔, 워커힐호텔 등과 제휴해 마일리지를 통해 호텔을 예약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 바 있다.

두 항공사는 제휴 사용처를 늘릴 뿐만 아니라 국내선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구매하면 사용한 마일리지의 일정 부분을 돌려주는 페이백, 항공권 결제금액의 일부를 마일리지로 내는 복합결제 등도 도입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쓸 방법이 마땅치 않자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사용 방안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한산한 인천공항 면세점. (연합뉴스)

양대 항공사 마일리지 부채 3조 원…고민 계속될 듯

마일리지가 소진되지 않으면서 항공사의 부채가 늘어난 점도 대안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이연수익)로 인식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양사의 마일리지 부채는 3조 원을 넘었다. 1분기 연결기준 대한항공의 이연수익은 2조5237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8956억 원이다.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막히면서 마일리지 사용은 줄어든 반면 유효기간은 연장되면서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부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각각 2조4430억 원, 8162억 원이었다. 1년 사이 800억 원가량이 각각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소진 방안에 대한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사용의 어려움을 고려해 올해 만료되는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을 내년으로 연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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