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 "현 주가 기대보다는 현실 반영이 더 크다"
코스피지수가 미국발 악재와 함께 재차 부각되고 있는 금융위기 그리고 기업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큰폭의 조정을 받으며 1100선으로 물러났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3.20포인트(-2.06%) 급락한 1103.61을 기록하며 이틀째 하락 마감했다.
전일 미 증시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우려감과 함께 경기 침체 공포로 인해 4% 급락했다. 국내 증시 역시 미국발 악재로 3% 넘게 급락 출발하며 불안한 장세를 연출했다.
장중 개인이 매수물량을 확대하며 낙폭이 줄어드는 듯 했으나 외국인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다시 상승폭을 반납해야만 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개인이 2893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방어에 나선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2억원, 894억원 순매도했다. 투신 역시 1332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코스닥 역시 미국발 악재로 하락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5.76포인트(-1.61%) 하락한 352.43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281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낸 반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42억원, 261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설연휴를 앞두고 자금 마련에 나선 수출기업들의 네고물량에 소폭 하락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내린 1373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사흘만에 하락반전했다.
대우증권 임태근 연구원은 "금융기관 리스크 재부각, 실물경기 악화, 고용불안 등 부정적인 변수 재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 새 정부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단기에 이들 사안이 모두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낮추며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현재의 구조조정이 시작 단계인 만큼 정책에 따라 당분간 해당 섹터들의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재정지출 확대시기에 강세를 보였던 섹터 중 경기부양책을 통해 정부 정책의 수혜가 예상되는 섹터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들 섹터 내에서도 대표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비교적 선전하고 있지만 현 경제 상황이 놓여 있는 위치를 냉정히 평가할 때 아직 본격적인 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성 연구원은 "현재의 증시 여건하에서 지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는 시중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다"며 "문제는 풍부한 유동성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인해 다른 위험자산으로 이동하지 않는 자산 부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금융위기가 불거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당국의 정책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매도와 매도를 반복할 것으로 보여 지수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차 금융위기에 대한 진정 여부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전저점 수준으로 내려간 미국 금융업종의 안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다만 새로이 제시되는 정책에 부합하는 정책관련주에 대한 단기대응은 지속적으로 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