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윤석열 수사 두 달째 '무소식'…첫 조사 임은정 가능성

입력 2021-08-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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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holjjak@)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입건한 지 두 달째지만 수사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만큼 조사가 늦어질수록 '선거 개입' 역풍이 불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윤 전 총장이 입건된 혐의 중 하나인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이 복잡해 서류 검토에만 한참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지 60일이 지나도록 서류를 검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입건한 혐의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을 부실 수사한 의혹과 한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이다.

통상 수사기관은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하지만, 공수처는 현재까지 고발인을 부르지 않은 상태다. 고발인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는 이날까지 공수처에서 소환 요청을 받지 못했다. 피고발인인 윤 전 총장 측에도 공수처의 출석 요청 등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4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합동 감찰 결과 발표에서 윤 전 총장의 지시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공수처의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에는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자료가 방대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하려면 과거 한 전 총리 사건부터 검토가 필요해 자료를 보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수사한 임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첫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공수처는 임 감찰담당관에게 직접 윤 전 총장 징계·감찰 기록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감찰담당관은 현재 참고인 조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수처는 아직 조사 일정에 대한 사전 조율은 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늦어지면서 공수처는 상당한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국민의힘에 입당한 데다 소환 조사가 경선 시기와 맞물릴 수 있어 '정치 개입'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선 이후로 소환 시점을 미루더라도 공수처의 정치 개입 논란은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수사 결론에 따라 여·야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기소·불기소 결정을 내리기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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