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SH공사 매입임대주택 '혈세 낭비'…아파트 원가보다 1.8배 비싸"

입력 2021-07-26 14:48수정 2021-07-2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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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공공택지 개발해야"
SH "신속공급 주거 안정"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사들인 매입임대주택 가격이 공공택지에 지은 아파트 원가보다 1.8배 비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현행 매입임대주택 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매입임대주택이란 정부나 공기업이 민간주택을 사들여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말한다. 그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선 대규모 택지 개발 대안으로 매입임대주택 방식으로 공공주택을 공급해왔다.

SH공사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입임대주택으로 민간주택 2만997가구를 사들였다. 이 중 1만7553가구(84%)는 박원순 시정(2011~2020년) 시절에 매입했다.

경실련은 "예산 낭비와 부정부패를 조장하는 매입임대주택은 짝퉁(가짜) 공공주택"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에서 공공택지를 개발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보다 공급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SH공사가 사들인 매입임대주택 취득 원가는 3.3㎡당 평균 1640만 원이다. 강동구 암사동에 있는 한 다가구주택은 3.3㎡당 2690만 원에 사들였다. 공공택지인 서초구 서초내곡지구 아파트 건설원가(3.3㎡당 891만 원)보다 각각 1.8배, 2.9배 비싸다. 최근 민간주택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매입임대주택 예산 부담은 더 커졌다. "공공택지 아파트를 직접 공급하면 같은 예산으로 싸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2배 더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경실련 주장이다,

▲경실련이 26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매입임대 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비싼 값을 주고 매입임대주택을 사놓고 운영은 부실하게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감사원은 SH공사가 운영 중인 매입임대주택 중 24%가 공실 상태에 있다며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채권자 유치권(채무를 변제받을 때까지 채무자 물건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이 걸린 집을 100억 원 주고 샀다고 2년 넘게 놀리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매입임대주택을 운영하는 또 다른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전직 직원이 얽힌 주택 매입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매입임대주택을 향한 불신은 더 커졌다.

경실련은 "예산 낭비와 특혜성 매입임대로 양적 확대를 추구하는 정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공공이 국·공유지를 직접 개발해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경실련의 주장에 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은 직주근접 및 수요자 맞춤형 임대주택으로 1~2년 내 서울시 전역에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지에서 주로 공급하는 영구임대아파트의 공급이 한정된 현 상황에서 주거 취약계층의 신속한 주거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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