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세대] ‘뒤틀린 뉴노멀’ Z세대 치유에 세계 미래 달려

입력 2021-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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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전 세계 인구의 32% 차지
봉쇄·이동 제한, 젊은 층 기회·경험 빼앗아
학교 폐쇄 인한 평생소득 손실, 글로벌 GDP 10분의 1
포퓰리즘 득세할 우려도

▲지난해 5월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자동차 경기장 ‘텍사스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폰더 고교 졸업식이 열려 마스크를 쓴 졸업생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앉아 있다. 포트워스/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지만, 특히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후반 사이에 태어난 Z세대에 커다란 좌절과 상처를 안겼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분석했다.

과거에도 ‘잃어버린 세대’는 있었다. 두 차례 세계대전과 1930년대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젊은 층은 메우기 힘든 상실감을 느껴야 했다. 그때마다 약 한 세기 전인 1926년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 언급한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가 소환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덮친 이 시대의 Z세대(1996~2010년생)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전 세계 Z세대는 25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32%를 차지한다.

코로나19는 생명을 위협한 데 더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 자택대피령 등으로 젊은이들에게서 많은 기회와 경험을 빼앗았다. 친구들과의 교류 및 활동이 제한을 받았고 학업·취업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정신적 고통도 커졌다.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주요국에서 우울장애에 걸린 사람의 비율이 코로나 사태 이후 2~3배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심각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젊은 세대가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뒤틀린 뉴노멀’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적 타격도 심각하다. 학업 지연이나 중단은 개인은 물론 국가의 인적자본 축적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세계은행(WB) 분석 결과 초·중등학교의 5개월 폐쇄만으로도 학생들의 평생 소득이 1인당 1만6000달러(약 2000만 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 세계로 확대하면 해당 세대의 평생 소득 손실은 10조 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Z세대의 자산 형성은 다른 세대보다 훨씬 뒤처졌는데 코로나19로 그 격차가 더 커지게 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과거 추세를 바탕으로 1990년대생의 실제 자산 보유액이 이론치를 50% 밑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로 인해 젊은이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할 기회를 잃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팬데믹까지 덮쳐 Z세대가 경제적으로 더 궁지에 몰리게 된 것이다.

현실을 자각한 Z세대는 스스로 비운의 세대로 느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설문 조사한 결과 젊은이들은 자신들을 ‘희생양 세대’, ‘불안 세대’로 묘사했다.

또 다른 우려는 이들의 좌절과 분노를 이용해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포퓰리즘 정부 탄생은 유권자의 좌절과 분노, 불안을 먹고 자라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위기에서도 기회를 찾는 노력도 나타난다.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신규 법인 설립 신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미국은 23%, 칠레가 14%, 영국이 9%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에 도전한 젊은 층이 늘어난 영향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상황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백신 접종 성과로 방역 지침을 완화하고 정상 복귀를 시도했던 국가들이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호주 멜버른은 다섯 번째 봉쇄에 들어갔고 일본 도쿄는 네 번째 긴급사태가 선포됐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젊은 층에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고 이를 보듬지 않으면 더 큰 사회적 손실과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Z세대의 고통과 상처 치유에 세계 미래가 달린 셈이라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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