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DSR 규제 성급히 시행하면…내수경기 심각히 위축될 것"

입력 2021-07-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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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합리화 신속히 추진해야"

(출처=한경연)

가계부채 총량 억제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성급하게 시행하면 내수경기의 심각한 위축을 유발해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가계부채 현황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 경제의 가계부채 규모는 1936조 원이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0%를 넘어섰고, 증가 속도는 전년 대비 9.5%로 주요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한경연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국내총생산(GDP)의 세 배, 민간소비의 다섯 배에 가까운 속도로 증가하며 전반적인 거시건전성을 심각하게 저하해왔다"고 말했다.

가계의 소득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실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인 170%를 넘겼다.

‘금융자산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나 ‘유동화 자산 여력 지수’ 등 금융시장 충격에 대한 대응 여력과 실질적인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최근 5년간 취약계층(1분위)을 중심으로 빠르게 악화했다.

이런 흐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 강화됐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연내 기준금리가 오른다면 원리금 상환부담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자칫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여력을 줄일 수도 있는 무리한 총량규제 정책보다는 해당 계층의 상환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7월부터 가계부채의 경감과 증가율 완화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기로 공표했다.

한경연은 DSR 시행으로 가계부채의 증가세 억제에 수반해 총생산과 소비 감소 등 경기위축의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경제 규모나 소득수준보다 주택가격이 높게 형성된 우리 경제의 특성상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 상한을 결정하는 DSR의 경우 차입규제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영향은 소비탄력성이 큰 중ㆍ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계부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경기회복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현 상황에서 뚜렷한 실효성을 확인할 수 없었던 총량규제 정책을 되풀이하기보다는 장기ㆍ고정금리 중심으로의 전환 등 가계부채 합리화를 신속히 추진하고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상환능력심사는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선진국형 여신 관행 정착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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