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기준 VKOSPI는 전날보다 4.12% 내린 13.74로 마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1월 20일(13.64) 이후 최저 수준으로 당시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 나왔다.
코로나19가 증시를 강타한 지난해 3월 19일 VKOSPI는 11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69.24)까지 치솟았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이용해 산출한 변동성 지수로, 기초자산의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반영한다. 통상 주가 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해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VKOSPI가 낮아진 것은 코스피지수 흐름과 관련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경기 회복,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불안감이 맞물리며 제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지수가 1%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한 날이 없었는데, 월별로 보면 2017년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보이는 상황을 반영해 옵션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줄어든 상황을 시장에선 투자 위험이 낮아졌다고 해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향후 지수 변동성을 키울 만한 불안 요인들은 남아있는 상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통화정책 정상화 여부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1일 코스피지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금리 조기 인상 발언에 1% 가까이 하락하며 유동성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 동력(모멘텀)이 둔화할 가능성도 변수로 꼽힌다. KB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 1분기 전년 대비 118.0%에서 2분기 69.1%, 3분기 37.3%, 4분기 64.0%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