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가격, 30여 년 만에 최대폭 상승…커져가는 버블 우려

입력 2021-06-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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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S&P 케이스실러 지수 14.6% 상승…34년 만에 최대로 올라
강한 수요·낮은 모기지 금리·공급 부족 등에 전례 없는 상승
연준도 경계…MBS 매입부터 줄이는 ‘2단계 테이퍼링‘ 논의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한 신규주택 앞에 ‘주택판매’ 팻말이 세워져 있다. 서프사이드/AP뉴시스
미국 주택시장이 약 30여 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면서, 주택시장 과열에 따른 버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4월 전국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6% 상승했다. 이는 전월(13.3%)에서 가속화한 것이며 지난 1987년 통계 작성 이후 34년 만에 사상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이날 발표한 4월 전미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 15.7% 올랐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이처럼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은 데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FHFA는 “강한 수요와 낮은 모기지 금리, 주택 공급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전례 없는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인구 증가에 비해 주택 건설이 늦어지고 있었으며, 시장에 나온 매물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도시를 떠나 교외와 지방 도시의 넓은 주택에 대한 이주 수요도 급증했다.

▲미국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주택가격지수 상승률 추이. 전년비 기준. 올해 4월 14.6%.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주택시장 과열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번 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주택시장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Boom and Bust cycle)’을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 인플레이션 목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 목표는 그것이 오랫동안 유지 가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과 같은 분야에서 호황과 불황의 주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준 내부에서 주택시장 과열 상황을 감안, 현재 월 400억 달러(약 45조 원)인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부터 줄여나가자는 ‘2단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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