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서초구 전세시장…새 아파트 84㎡ 전세호가 21억

입력 2021-06-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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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앞 시세표. (연합뉴스 )

재건축 이주수요 영향에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기존 아파트는 물론 새 아파트 전세 호가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모양새다.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이주 움직임에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본격적인 이사철인 가을엔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삼호가든맨션3차 재건축 아파트)의 전용면적 84㎡형의 전세가격은 현재 최고 21억 원을 호가한다. 해당 면적의 2018년 분양 당시 가격이 15억5000만 원대에서 17억5000만 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분양가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달 말 준공을 앞둔 서초 그랑자이(무지개 재건축 아파트)의 동일면적 전세 호가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통상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해당 단지는 물론 주변 전셋값까지 낮추는 게 일반적이지만 서초구 일대 전셋값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가파르게 뛰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에선 이미 지난달 전용 84㎡형이 보증금 20억 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아크로리버파크 동일면적도 이달 초 23억 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반포자이 같은 면적도 지난달 20억 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2120가구 대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아파트가 이달부터 재건축 사업을 위한 이주를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포주공1단지 이주는 오는 11월 30일까지 5개월간 이어진다. 1500가구에 육박하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이르면 하반기 이주에 들어간다. 두 단지의 이주수요만 3600가구를 넘는다. 여기다 소규모 재건축 단지인 신반포 18차(182가구)와 신반포 21차(108가구)도 7월까지 이삿짐을 쌀 것으로 보인다. 방배13구역(1200여 가구)까지 합하면 서초구 이주 수요는 5000가구를 웃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임대차법으로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많아진 데다 대규모 이주수요가 움직이면서 전셋값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신규 아파트에서도 실거주 의무 강화에 전세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초구의 지난 한 주 아파트 전셋값은 무려 0.56% 뛰며 6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반포발 전세난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반포발 이주 대란의 사정권에 놓인 동작구의 전셋값은 지난주 0.20% 오르며 한 달 전(0.02%)보다 10배가량 급등했다. 지난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16곳에서 전셋값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점친다. 장 팀장은 "기존 세입자들의 눌러앉기로 전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전세 주요 공급원인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줄고, 청약 대기 중인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주수요 이슈가 가을까지 이어지는 만큼 본격적인 이사철인 가을에 전셋값 상승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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