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크래프톤, 중국·인도서 위기 맞나

입력 2021-06-17 17:00수정 2021-06-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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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크래프톤이 오는 7월 상장 목표 일정을 공개한 직후 잡음에 휩싸였다. 그동안 부인해 왔던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게임과의 로열티 계약 사실이 알려지며 신뢰도에 금이 가서다. 특히 중국과 국경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인도 시장에서의 서비스 중단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17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크래프톤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문제는 크래프톤이 중국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화평정영’과 계약하고 로열티 매출을 받아왔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텐센트와 손잡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으로 제작해 2018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중국에서는 폭력적이라는 것을 이유로 판호를 발급하지 않았고 이듬해 5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후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와 유사한 ‘화평정영’을 출시하고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다.

크래프톤 최대 주주는 지분 16.4%의 장병규 의장이며, 2대 주주는 지분 15.5%를 보유한 중국 텐센트다.

배틀그라운드와 화평정영의 연관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그때마다 회사 측은 “화평정영과 연결고리에 대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데 전날 증권신고서엔 그동안의 부인과는 달리 텐센트와의 로열티 계약 내용을 공개됐다. 거짓 해명이 들통난 것.

크래프톤 관계자는 “양사 협의를 통해 계약 사항 중 기술 서비스 수수료를 이번 증권신고서로 투자자들에게 알린 것”이라며 “작은 리스크까지 모두 투자자에게 알려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세부적인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중국에 우회하는 방법으로 판호를 획득하고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이 알려진 셈이다.

크래프톤과 텐센트와의 관계가 명백하게 드러나면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 재출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크래프톤 전체 매출액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약 80%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이용자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인도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가 중단됐다. 크래프톤 게임의 해외 유통을 맡은 중국의 ‘텐센트’ 때문이다.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이 심화함에 따라 인도 정부가 중국 앱 서비스를 중단시킨 것. 이에 크래프톤은 텐센트를 제외하고 단독으로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배그 모바일 인도는 5월 18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사전예약자 2000만 명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선 현지에서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톤이 텐센트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인도 정부가 서비스 출시를 막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출시는 계속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국 텐센트와의 리스크를 이겨내야 실적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에 게임이 계획대로 출시된다 하더라도 언제 서비스가 종료될지 모르는 불안한 외줄 타기를 지속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크래프톤에 대한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고 본다”며 “사회적 관계에서 신뢰는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데 이것이 깨져버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판호 발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때 다른 게임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중국 리스크가 전면화됐다”며 “텐센트에 대한 의존도가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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