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탕핑족’에 중국 소비회복 발목…“인구 감소보다 더 무서워”

입력 2021-06-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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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단오절 등 연휴 소비지출 부진
‘소비 늘리겠다’ 응답 비율도 하락
취업난·주택 가격 폭등에 자포자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 화중사범대학에서 13일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로이터연합뉴스
중국에서 자포자기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미래가 안 보이자 그냥 놀고먹기를 택한 것이다. 이들을 부르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바닥에 평평하게 누워있기’란 뜻의 ‘탕핑족’이다. 중국 공산당은 인구 감소보다 무기력한 탕핑족의 급속한 확산을 더 두렵게 평가하고 있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벗어나 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했지만, 소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12~14일 단오절 휴가 기간 여행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출 규모는 2년 전의 80% 미만이었다.

5월 1~5일 노동절 황금 연휴 기간에도 여행객 수가 2억3000만 명으로 2019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25% 감소했다.

4월 이후 코로나19로 억눌린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중국인들이 지갑을 여는 데 신중했던 셈이다. 중국 훙타증권은 “관광 상품 판매가 부진했다”고 밝혔다.

5월 말 이후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델타(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이동 제한 조치가 취해진 여파라는 분석도 있다. 광저우는 베이징, 상하이와 맞먹는 대도시여서 소비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 부진을 두고 희망을 잃어버린 청년들, 즉 탕핑족의 소비 의욕이 현저히 저하된 영향이라는 데 무게를 더 싣는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3월 실시한 예금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한 비율은 22.3%에 그쳤다. 2019년 말까지 그 비율은 26~28%였다.

소비성향이 높은 젊은이들이 아등바등하며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이른바 ‘탕핑주의’다. 취업난과 혹독한 노동시간, 치솟는 주택 가격 등 암울한 현실에 노력해도 미래가 나아질 것 같지 않자 치열한 삶을 ‘보이콧’하는 셈이다.

청년들의 자포자기에 중국 당국의 위기감은 커져간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는 “쾌적한 환경에 숨어 있기만 하면 성공은 결코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사설을 게재했다. 칭화대의 리펑량 교수는 “탕핑족은 그들의 부모, 많은 납세자에게 면목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국과 기성세대의 훈계에 청년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사람에게 노력만 강요할 뿐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반격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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