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된 28㎓] (하) 특화망 심폐소생에도 ‘서브6’만 수요 뚜렷

입력 2021-05-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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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ㆍ세종텔레콤 등 서브6 대역에 관심

5G 28㎓ 대역이 이통 3사의 계륵으로 전락한 데 더해 정부의 5G ‘특화망’ 시행 방안 발표도 지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수요는 6㎓ 이하(서브6) 대역에서만 뚜렷해 5G 28㎓ 대역 특화망이 ‘수요 없는 공급’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된다.

28㎓ 5G 서비스는 최대 20Gbps의 네트워크 속도를 지원한다. 고화질(HD)급 2GB 용량의 영화 1편을 내려받으려면 LTE에선 16초가 걸리지만 5G에선 0.8초면 충분하다. 또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 많은 양의 데이터 전송이 쉬워 더 고도화한 5G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통사와 정부는 28㎓ 5G 서비스가 기업간거래(B2B) 용도로 더 적합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마저도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30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원래 올해 3월 말 발표 예정이었던 5G 특화망 시행 방안을 이달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발표는 내달로 넘어갔고, 수요 기업들 사이에서는 주파수 공급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관련 사업을 확정하는 데 애를 먹는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5G 특화망은 특정 지역(건물ㆍ공장 등)에 최적화된 맞춤형 통신망을 뜻한다. 이동통신사 외에 일반 기업에도 5G 주파수를 열어 스마트공장, 실감형 콘텐츠 체험관 등 맞춤형 네트워크사업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복안이다. 동시에 통신사가 두 손을 든 28㎓ 주파수 대역을 일반 기업이 쓰도록 해 활용성을 찾겠다는 의도도 있다. 일종의 고육책인 셈이다.

5G 특화망 사전 수요조사에서는 삼성전자, 네이버, 세종텔레콤 등 20여 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올해 1월 발표했고, 3월 안에 주파수 공급 방안을 밝힌다고 했다.

3월로 예정됐던 5G 특화망 시행 방안은 6월로 넘어갔다. 주파수 공급 방안, 할당 대가 산정 등이 공개되지 않아 수요 기업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28㎓, 600㎒ 폭 외에 서브6 대역 공급 방안이 담기는지도 확정되지 않아 사업 모델링에 난항을 겪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요기업 중 한 곳의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28㎓ 대역 주파수를 공급한다는 것뿐이어서 구체적인 사업을 모델링 하기가 쉽지 않다”며 “내년이면 대선이고 장관도 바뀔 텐데 불확실성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5G 특화망으로 28㎓ 대역을 흥행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작 수요기업들의 관심은 서브6 대역에 집중돼 있다. 네이버는 서브6 대역을 특화망으로 쓸 수 있게 해달라고 과기정통부에 요청했고, 세종텔레콤 역시 서브6 대역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B2B 사업 모델로 ‘5G 특화망 모바일 카라반’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지만, 서브6 대역이 사업화에 용이하고, 28㎓ 대역은 미개척 분야인 탓에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통사도 일반 기업들의 수요가 서브6 대역에서 더 클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품질 면에서 검증이 충분히 안 됐고, 사용 모델도 불분명한 28㎓보다 서브6 대역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2019년 12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5G+ 스펙트럼 플랜’에 따르면 올해까지 5G용으로 새로 확보하는 주파수 대역은 △3.5㎓ 대역(3.4~3.42㎓, 3.7~4.0㎓) △2.3㎓ 와이브로 대역에서 80㎒폭 이상 △1㎓대역 이하(700㎒ 대역 40㎒폭, 800㎒ 대역 30㎒폭)이다. 만약 과기정통부가 5G 특화망 대역에 서브6 대역을 추가로 지정한다면 이 중에서 지정된다는 얘기다. 앞서 올해 2월 최기영 전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특화망 주파수에 관해 “6㎓ 아래 대역도 살펴보고 있다”며 서브식스 대역의 5G 특화망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3.4~3.42㎓대역은 인접 대역을 보유한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을 원하고 있다. 2018년 주파수 경매 당시 3사는 △SKT 3.60~3.70㎓ △KT 3.50~3.60㎓ △LG유플러스 3.42~3.50㎓를 할당받았다. LG유플러스가 추가 할당을 원하는 이유는 주파수 자원이 많을수록 망 품질에 더 유리해서다. 동시에 농어촌 지역에서 5G 망을 공동구축할 때 이용자가 품질의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명분도 있다.

3.7~4.0㎓ 대역은 SKT가 보유한 대역과 인접해 향후 SKT가 추가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과기정통부는 ‘5G+ 스펙트럼 플랜’에서 3.7~4.0㎓ 대역에 대해 이동통신용으로 확보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과기정통부가 3.7~4.0㎓ 대역을 특화망으로 비통신 기업에 할당한다고 발표하면, SKT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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