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교육청, ‘노골적 표현 논란’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 일부 적용 검토

입력 2021-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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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ㆍ학부모단체 “사회적 합의 전제돼야…조기 성애화 우려”
서울시교육청 "실효성 있게 검토…반드시 참고해야할 자료 아냐"

▲지난해 여성가족부는 초등학교에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와 방향이 유사한 성교육 도서를 시범 배포했다가 “노골적 성관계 표현, 동성애 조장” 등 지적을 받으면서 해당 책들을 8월 전량 회수했다. 사진은 논란이 됐던 '나다움 어린이책'에 선정된 도서 표지(왼쪽), 논란이 된 내용. (김병욱 의원 블로그)

서울시교육청이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등으로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를 일부 적용한 초등학생용 성교육 자료를 개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성인지 감수성 함양을 위한 성교육 자료개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해당 연구용역은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3학년 성교육 자료를 학년별로 개발하는 것이다. 향후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별, 학년별 발달 수준에 맞는 성교육 영역 및 내용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연간 15차시 성교육 운영을 위한 필수 내용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연구용역은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와 국내외 교육 자료를 분석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학교 성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유네스코의 성교육 가이드는 어린이를 5~8세, 9~12세, 12~15세, 15~19세 등 4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 연령대에 적합한 수준의 성교육을 주문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용역은 최근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 시행에 따른 성인지 관점의 성교육 자료 개발·보급 사안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 도입을 검토하면서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교육계 일각에선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를 성교육 자료로 반영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 현장 정서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는 △다양한 결혼 방법 △생물학적 성과 젠더의 차이 △성 및 재생산 건강과 관련한 몸의 부분 묘사하기 △성기가 질 속에 사정하는 성관계의 결과로 임신할 수 있음을 알기 △신체적 접촉을 통해 쾌락을 느끼는 방식 설명하기 등을 제시한다. 또 12세 어린이에게 낙태의 이유를 설명해 낙태 문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초등학교에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와 방향이 유사한 성교육 도서(나다움 어린이책)를 시범 배포했다가 “노골적 성관계 표현, 동성애 조장” 등 논란이 일자 전량 회수했다. 해당 도서들은 성관계를 ‘신나고 멋진 일, 재미있는 일'이라고 표현해 아동·청소년의 성의식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학생 성교육은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생명과 책임, 인격을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 등 외국의 과도한 급진적 성교육을 학교 교육에 강제할 경우 사회·문화·정서상 차이 발생으로 큰 논란과 반발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성에 대해 연령에 맞춘 올바르고 적합한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단체의 우려도 크다.

박은희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어린 학생들에게 지나친 성적 묘사가 된 선정적인 자료를 제공한다면 조기 성애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서울시교육청이 학부모들과 재논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가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유네스코 성교육 가이드를 그대로 가져온다기 보다 학교 교육과정에 적용되고 다른 교과에도 다룰 수 있도록 실효성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 성교육에)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자료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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