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종가 기준 탄소배출권(KAU20) 가격은 1톤당 1만77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2일 1만4300원까지 급락한 이후 한 달간 30% 가까이 상승해 1만8000원 선에 올라섰다.
배출권거래제는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배출량 범위 안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을 발행한 뒤 기업들에 할당하고, 기업들은 실제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하는 배출권을 국가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이다. 이 과정에서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과 여유가 있는 기업 간에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곳이 배출권 거래시장이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이후 배출권거래제를 시작했고, 지난해 말 기준 한국거래소의 배출권 시장 거래 규모는 2015년 대비 거래량 16.8배, 거래대금 44.6배 급증했다. 지난해 총 거래대금은 6200억 원을 웃돌며 국가 단위 시장으로는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코로나19 등으로 큰 변동성을 겪었다. 지난 2019년 12월 23일 1톤당 4만900원에 거래되던 탄소배출권은 지난 4월 12일 1만4300원까지 급락했다.
이에 정부는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가격 안정화에 나섰다. 이달 17일부터는 증권사가 시장조성자로 참여하면서 현재 배출권 가격은 1만8000원 안팎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배출권에 대해 지속해서 매수와 매도의 양방향 호가를 제출해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고, 거래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향후 거래소는 다양한 시장 활성화 방안을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배출권 시장 참가 대상을 현재 600여 개사에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연내 시장조성자가 아닌 증권사도 고유재산을 운용하는 경우 배출권 종목 거래를 허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개인투자자도 증권사를 통해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위탁 제도도 정비할 계획이다. 파생상품인 배출권 선물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체들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통해 배출권을 확보하고, 배출권이 필요한 기업과 여러 투자자와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어 정부의 탄소중립 지향 정책에 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