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악 수준 브로드웨이와 같아"…18인 오케스트라 그대로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간담회에서 비틀쥬스 역할을 맡은 배우 정성화가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같은 역할을 맡은 유준상이 거들었다. 유준상은 "그동안 여러분이 무대에서 보지 못했던 새롭고 엄청난 공연을 보시게 될 것"이라며 "하루에 12시간 이상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1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비틀쥬스'는 1988년 제작된 팀 버튼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98억 년을 산 유령 비틀쥬스와 인간들의 소동을 다룬 작품이다.
'비틀쥬스'는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아 2019년 4월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같은 해 토니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같은 해 외부비평가상(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드라마 리그 어워즈(최우수 연출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최우수 무대디자인상) 등 브로드웨이 3대 뮤지컬 시어터 어워즈 수상을 석권했다.
한국에 오르는 공연은 '비틀쥬스'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다. 예주열 CJ ENM 프로듀서는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비틀쥬스'를 보고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현재 브로드웨이의 화제작이자, 브로드웨이에서도 대규모 공연으로 꼽히는 작품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했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릴 당시 '비틀쥬스'의 제작비는 250억 원에 달한다. 시시각각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는 화려한 무대 세트, 추락이나 공중부양 등 마술 같은 연출 기법과 거대한 퍼펫(인형),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군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한국 프로덕션 연출 맷 디카를로는 "활기차고 흥미진진한 코미디 뮤지컬이지만,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삶과 가족, 슬픔, 내면의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라며 "팀버튼의 세계관을 빈틈없이 조사하면서 그의 미학 정신을 최대한 가깝게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음악에도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비틀쥬스' 안에는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부터 서커스, 공포영화, 라틴, 만화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 있다. 이를 살리기 위해 브로드웨이와 똑같이 18인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국내 공연에도 투입했다.
크리스 쿠쿨 음악감독은 "투어 버전이라고 축소하거나 축약하지 않았다"며 "한국의 음악적 수준과 브로드웨이의 수준은 동등한 레벨"이라고 했다.
안무도 스윙댄스부터 왈츠, 힙합 등 각종 춤이 망라돼 역동적이다.
오지지널 안무에 참여한 코널 갤러거 안무가는 "우리의 안무는 하나의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인 무대 틀과 규칙 위에 상상력을 입혔다"며 "공연 속 모든 움직임은 서사에 의해 이끌려지면서도 캐릭터가 진실되게 표현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어 "한국을 위한, 한국 버전의 비틀쥬스를 서울에서 창작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원작과 다른 점은 유령이 보이는 소녀 리디아의 시각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리디아 역의 홍나현은 "이상하고 낯선 10대 소녀를 어떻게 표현할지, 엄마의 죽음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어떻게 관객과 교감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같은 역의 장민제는 "브로드웨이에서 리디아 역할이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아서 부담이 크다"면서도 "우리만의 리디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과 떨림이 있다"고 했다.
배우들의 합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작품이라는 전언이다. 정성화는 "극이 끝날 때까지 비틀쥬스가 활약하지 않는 장면이 없다"며 "대사와 노래, 춤이 가득하므로 첫 공연을 완벽하게 올린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두고 임하고 있다"고 했다.
유준상은 "처음 연습을 시작한 지 3주가 지나고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다시 3주가 지나고 나니,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소소하게 만들 수 없다"고 했다.
바바라 역은 김지우와 유리아, '아담' 역은 이율과 이창용, 델리아 역은 신영숙과 전수미 등이 캐스팅됐다. 오는 8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