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군인들에만 코로나 백신을 제공키로 한 이유는?

입력 2021-05-23 15:58수정 2021-05-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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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 군 장병 55만 명에게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백신 지원 대상을 '한국군'으로 특정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군 장병 55만 명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한국군 전체에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뜻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외국군 전체를 대상으로 백신을 주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약 55만 명 정도의 한국군이 미군과 자주 접촉하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군 55만 명을 위해서 백신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군과 미군 모두의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군이 주한 미군과 작전을 함께 수행하는 만큼 한국군의 안전이 곧 미군의 안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신 공급으로 한국군 장병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조기에 완료되면 8월로 예상되는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정상적 실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연례 한미훈련은 올 전반기 훈련까지 3년째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만 진행됐다. 게다가 작년과 올해 훈련은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양국의 훈련 참가 인원 또한 대폭 축소됐다. 그러나 군 안팎에선 "한미연합 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양국 군의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군 측은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해서도 FTX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한국군에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6월로 예정된 30세 미만 장병의 접종 일정이 앞당겨질지도 주목된다.

23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군에 직접 제공 의사를 밝힌 백신은 모더나 또는 화이자가 유력하다. 미국에서 사용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3종인데, 그중 얀센 백신은 해외에서 '희귀 혈전증'이 발견돼 30세 미만 장병에게 접종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군 당국은 현재 30세 미만 장병 약 41만4000명 중 접종 동의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 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접종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 두 가지로, 접종 개시 후 6∼8주 이내에 접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보건당국과 백신별 보급 가능 시기를 협의 중이어서 접종 기간은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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