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 시장 위축 VS. 일본차 약세 영향 점유율 확대 기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미국 현지 자동차시장 위축이 국내 최대 완성차 수출업체인 현대기아차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시장 전체의 판매고는 전년대비 18.5% 감소(추정)해 1992년 이후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대비 14.0% 감소한 40만1742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기아차는 10.5% 줄어든 27만3397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10년 만에, 기아차는 15년 만에 판매가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투싼이 1만9027대 판매에 그쳐 전년대비 54.1% 급감했고, 그랜드카니발(현지명 앙트라지) 역시 8470대로 전년대비 50.6% 판매가 감소했다. 티뷰론은 35.3% 감소했으며 그랜저XG(현지명 아제라XG) 역시 34.1% 판매가 줄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형차 위주의 전략과 환율 효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피해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엔화 강세로 미국시장에서의 일본차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어 오히려 이번 위기가 기회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지난 한해 미국에서 토요타의 판매실적은 전년대비 15.4% 감소했으며, 닛산과 혼다 역시 각각 10.9%와 7.9% 줄었다.
반면 현대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7년 2.9%에서 3.0%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기아차 역시 1.9%에서 2.1%로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밸류 카'의 이미지가 강한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었던 엔화 약세가 지난해 10월부터 초강세로 전환된 점도 현대차와 기아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IG투자증권 안수웅 리서치센터장 역시 "빅3의 시장점유율 하락과 엔고에 따른 경영악화로 일본차 업체들도 마케팅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다"며 "지금은 현대기아차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에 유리한 경영환경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센터장은 "지금은 모든 소비자가 자동차 구매를 꺼리고 있지만 수요가 회복되는 시기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시장점유율 확대가 나타난다면 현대기아치에 매우 유리한 경영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