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안 되면 문 닫는데…5%만 온투업자 신청한 P2P업계

입력 2021-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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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8월 유예기간 종료, 폐업 안하려면 이달까지 지원해야
당국 인원 부족 · 서류 미비로 통과된 곳 단 한 곳도 없어

“플랜비(B)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로 등록되지 않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 온투업자 신청 서류를 제출한 개인 간 금융(P2P) 업체 관계자의 발언이다. 오는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기존에 사업을 하던 P2P 업체도 온투업자 등록을 해야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온투법 유예기간 종료가 100일도 채 남지 않은 현재 금융위에 정식으로 등록된 P2P 업체는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온투업자 등록을 위해 심사받고 있는 업체는 14곳이다. 지난해와 올해 초에 걸쳐 구비서류를 갖춰 1차 신청을 한 곳은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 와이펀드, 윙크스톤파트너스, 오션펀딩 등 6곳이다.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2차 신청을 한 곳은 펀다, 투게더펀딩, 어니스트펀드, 나이스ABC, 모우다, 헬로펀딩, 나인티데이즈, 리딩플러스 등 8곳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전체 P2P업체(237개사) 중 5.6%만 정식 온투업자 등록을 신청한 것이다.

온투업자 등록 심사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온라인투자금융업협회 설립추진단에서 해당 P2P 업체의 구비 서류를 확인한 후 이 서류를 금감원이 검토한다. 이것이 통과되면 금융위에 정식 신청해 금감원의 실지 점검 등 심사를 거쳐야 정식업체로 등록된다. 실지 점검과 사실 조회 및 보완 기간 등을 합치면 3개월 정도 소요돼 온투업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8월 26일까지 이 모든 과정은 완료하려면 최소 이달 말까지는 온투업자 신청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온투업협회 설립추진단은 이달까지 금융위에 추가로 온투업자를 신청하는 업체가 30여 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초부터 온투업 등록 P2P 업체 1호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5개월이 흘러도 1호 업체가 나오지 않자 줄줄이 폐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P2P 업체 관계자는 “늦어도 4월이면 등록이 될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반년 정도 길어져 업계에서도 의아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금융당국은 등록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P2P 업체들의 신청 서류가 부족한 점이 많아 이를 돌려보내 다시 받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P2P 등록 업무 자체를 처리하는 인원이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도 금감원도 온투업 등록이 처음이라 생각보다 이슈(P2P업체의 미비점)가 많아서 빨리 진행되지 않았다”며 “업체 간 중복 이슈가 많다”고 설명했다.

P2P 업체들이 온투업자 등록을 신청할 때 충족하지 못한 요건은 주로 전산 전문인력 , 중앙기록관리기관과의 시스템 연결 관련 전문기관과의 보안 점검, 대주주 등록 등으로 알려졌다.

온투업자 등록이 늦어질수록 속 타는 건 투자자다. 한 투자자는 “8월까지 통과해야 하는데 왜 아무 업체도 통과되지 않는 거냐”며 “조금씩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어느 업체든 빨리 등록 업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최종적으로 온투업을 등록하지 못한 업체는 등록을 완료할 때까지 신규 펀딩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미등록 온투업 영위로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온투업 적용 전에 맺은 계약과 관련된 대출채권 회수와 투자자의 원리금 상환 업무는 지속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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