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과정에서 팽팽한 기싸움 남은 상황
반도체 제조 전담 생산 전문 기업(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는 SK하이닉스가 8인치 특화 기업인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전자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국내 유일한 순수 파운드리 반도체 회사인 키파운드리 인수를 확정하고 키파운드리 측에 협상 의사를 밝혔다. 키파운드리 역시 자문사 선임을 마치고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이다.
키파운드리는 1979년 설립된 LG반도체가 모체로 1999년 현대전자와 합병하면서 하이닉스반도체가 됐다. 이후 2004년 하이닉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했고 매그나칩반도체로 이름을 바꿔 해외 투자자에 매각됐다. 매그나칩에서 반도체에서 2020년 9월 1일 파운드리 사업 부문을 독립해 설립한 업체가 키파운드리다.
지난해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와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는 공통 투자자(GP)로 펀드(매그너스 PEF)를 조성했고 키파운드리를 5100억 원에 인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이 매그너스PEF에 약 2073억 원을 출자해 키파운드리 인수에 일부 참여했다. MG새마을금고가 나머지 금액을 부담했고 PEF 지분 ‘50%+1주’를 보유한 최대 출자자로 남아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PEF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 등을 고려해 최소 4000억 원 이상을 추가 투입할 전망이다.
다만 SK하이닉스와 매그너스 PEF 사이에선 주도권 확보를 위한 힘 싸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PEF로선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에 SK하이닉스 제안에 응할지 아직 미지수다. 일대일 협상 대신 공개매각을 검토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앞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3일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부회장이 이 같은 선언을 한 만큼 SK하이닉스는 인수 추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