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편의 기능·플랫폼 추가…유기성 높여 추가 구매 끌어내기 위한 전략
국내 가전 양 강자 삼성·LG전자가 ‘스마트홈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통합적 가전 활용 가능 여부가 소비자 선택의 주요 잣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들어 자사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인 '삼성 스마트싱스'와 'LG 씽큐 앱'에 신기능을 꾸준히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 사업부를 통틀어 신제품 행사마다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홈 연계를 주요 소구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례로 최근 출시된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AI' 시연행사에선 반려동물 관리 기능인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를 장점 중 하나로 강조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전에 달린 모니터링 카메라와 감지 센서를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상행동을 보이면 이를 분석한 리포트도 제공된다.
통상 가전 반려동물 관련 기능이 털 날림 방지, 공기정화 등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기능과 영역이 대폭 강화된 것이다.
범용성을 더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달 말 진행된 노트북 신제품 ‘갤럭시 북 프로’, ‘갤럭시 북 프로 360’ 출시 온라인 행사에서도 스마트싱스와의 연계성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용자는 노트북 내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집 안의 불을 끄거나 온도를 바꿀 수 있다.
3월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사물인터넷 사업 협력을 맺으며 카카오 플랫폼에서도 삼성 가전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세탁기와 건조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등 7개 가전 품목이 대상이다.
1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진행되는 '비스포크 홈 2021' 글로벌 출시행사에서도 비스포크 시리즈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 솔루션 소개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보유한 기술이나 제품을 총동원해 고객 요구를 만족하게 한다는 '올포원(All for One)' 솔루션 전략을 채택했다. 하나의 히트 제품으로 전체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원포올'(One for All)' 전략을 뒤집은 의미다.
씽큐 애플리케이션에서 새로 도입된 '케어' 서비스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 서비스엔 △가전제품 사용 이력,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정보 등을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라이프 △가전 사용패턴을 일주일 단위로 요약한 가전리포트 △제품 관리 이력을 기록하는 케어솔루션 등의 신기능이 포함돼 있다.
7월 사업을 접는 스마트폰 사업 내 핵심 지식재산권(IP)도 스마트홈 기반 다지기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양사가 스마트홈 생태계에 공을 들이는 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전 소비자들의 기준을 반영한 선택이다. 소프트웨어, UX(사용자 경험)를 기반으로 가전품목간 연계성을 늘려나가면, 단일 품목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추가 구매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한 브랜드 내 다른 품목 가전을 동시에 사는 경우가 늘다 보니, 이들 간 유기성도 고객 만족도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2020년 773억 달러(약 86조4600억 원)에서 2025년 1757억 달러(약 196조52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