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스트, 암호 화폐 관련 스타트업 잇따라 투자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의 데이비드 리 대표가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팩트체크를 실은 글을 리트윗했다. 삼성이 암호화폐 분야를 투자 유망 신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데이비드 리 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true of many great startups and tech-the illicit/unsavory use cases are a slim minority.(많은 위대한 스타트업과 기술-불법/불미스러운 사용 사례는 소수)"라는 글과 함께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블로그 글을 리트윗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14일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 움직임 및 도지코인을 취급하지 않는 점 탓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블로그 글은 암호화폐에 대한 오해를 팩트체크 형식으로 분석했다. 먼저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에 대한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개념 중 하나는 대부분 불법 자금 조달을 위해 악의적인 행위자가 사용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7~2020년 경제 범죄는 전통적인 금융기관을 통해 압도적으로 벌어졌다"며 "현금은 계속해서 범죄자들이 선택하는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암호화폐는 법 집행 기관이 불법 행위를 조사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검색 가능한 공용 데이터베이스(블록체인)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추적하기가 더 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 집행 기관은 거래 날짜, 시간 및 금액, 사용된 암호화 유형, 관련 지갑 주소, 고유 거래 식별자(해시값) 등 현금 관련 사건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에 액세스할 수 있다"며 "해당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기록되면 소급해 변경할 수 없으며 데이터 손실 위험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금 거래일 경우, 법 집행에 수개월 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리 대표의 코인베이스 글을 리트윗한 건 삼성넥스트가 최근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삼성넥스트는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했다. 올 초 데이비드 리 대표가 취임한 후에도 암호화폐 스타트업에 추가 투자 등을 단행해 왔다.
데이비드 리는 트위터, 드롭박스, 에어비앤비, 스냅챗 등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SV 엔젤(SV Angel)'의 공동설립자이자 헬스케어 및 생물학 분야 투자펀드 '리팩터 캐피탈'(Refactor Capital)을 만든 유명 투자자다.
지난달 삼성넥스트는 암호화폐 개발자 플랫폼 '알케미(Alchemy)'와 암호화폐 지갑 개발 업체 '젠고(ZenGo)'가 모집한 펀딩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삼성넥스트는 2019년 두 업체에 각각 투자한 바 있으며, 이번이 두 번째 투자다.
앞서 삼성넥스트는 미국의 NTF 거래 플랫폼 업체 '슈퍼레어(SuperRare)'에도 투자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으로 제2의 비트코인으로도 불린다.
이 밖에 삼성은 미국 블록체인 기반 생체인식 암호화 회사인 HYPR, 그리고 대퍼랩스(Dapper Labs) 등에 투자 중이다.
또 삼성전자는 2019년 출시한 갤럭시S10부터 '블록체인 키스토어(암호 화폐 지갑)'를 탑재하는 등 암호 화폐 시장에서 적극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암호화폐 관련 기업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는 건 이 시장을 블록체인에 기반한 미래 신기술 분야로 보고 있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