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1년을 남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는 남북관계 개선이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마지막 해에 남북관계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다짐한 만큼 문 대통령은 멈춰선 평화시계를 다시 움직일 동력을 찾으려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정상궤도로 되돌려 놓으려면 무엇보다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초기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동안 한반도에는 훈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 임기 1년을 남겨 둔 상황에서 북미 대화는 단절됐고, 남북 관계 역시 경색돼 대화 복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김여정 북한 부부장은 3월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미국)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라며 대화복원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 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은 사실상 문 대통령은 잔여임기 동안의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새 대북 정책의 방향이 ‘북한과의 외교적 대화를 통한 단계적 접근’으로 모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종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이를 위해 단계적 접근을 취하겠다는 의미다.
반면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미 간 합의된 내용을 시작으로 대화를 이어갈 것을 희망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와 ‘대화’라는 공통분모는 있지만 목표를 향하는 접근법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는 만큼 접점을 찾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은 이번 달 초 김여정 부부장 등이 잇따라 대남·대미 비방을 이어온 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전략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직후 북한의 추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이나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와 관계없이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날까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년간 끊임없이 공을 들인 과제인만큼 ‘대전환’의 계기를 이끌어내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