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허가제 피한 노원구 아파트값 '고공행진'

입력 2021-05-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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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이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과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풍선효과에 들썩이고 있다. 서울 노원구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들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값이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과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풍선효과에 들썩이고 있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3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21% 올랐다. 2018년 9월 셋째 주(9월17일 기준 0.24%) 이후 2년 8개월만에 나온 최고 상승률이다. 올들어 노원구 아파트값의 누적 상승률은 1.97%로 2%에 육박한다. 송파구(2.21%)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노원구 아파트값 급등은 재건축 사업 활성화의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울 주택시장에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뒤 강남, 목동, 노원구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노원구도 오 시장 당선 전 0.09%였던 상승률이 오 시장 당선 직후 0.17%로 급등했다.

노원구에선 상계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형은 이달 3일 최고가인 7억5000만 원에 팔렸다. 상계주공4단지 전용 59㎡형도 같은날 최고가인 7억1500만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달 초엔 상계주공16단지 전용79㎡형이 지난달 나온 신고가(8억1000만 원)와 비슷한 8억500만 원에 팔렸다. 지난 1월 신고가(7억1000만 원) 거래 때보다 1억 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상계주공13단지 전용 58㎡형도 종전 신고가(6억500만 원) 대비 2000만 원 높게 팔렸다.

현재 상계주공 16개 단지에서 공무원 임대아파트인 15단지와 재건축 사업을 마무리한 8단지(포레나 노원)를 제외하고 나머지 14곳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6단지가 최근 조건부 재건축 판정(D등급)을 받았고, 5단지는 지난 3월 정비구역지정 고시가 이뤄졌다. 3·11·16단지는 예비안전진단(현지 조사)를 통과했다. 1단지는 지난달 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오 시장이 선거전 당시 상계동 등을 직접 언급하며 재건축 사업을 적극 지원한다고 밝힌 데다 단지마다 재건축 사업 움직임이 속도를 내면서 집값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각에선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세가 강남과 목동, 여의도, 성수동 등 4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 대한 풍선효과(한 쪽을 누르면 다른 한 쪽이 튀어오르는 현상)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노원구는 강남 재건축 단지처럼 가격이 폭발적으로 치솟을 여력은 적지만 압구정, 여의도 일대가 거래허가제로 매매가 까다로워지면서 투자수요가 대체 지역으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있다"며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집값 과열이 인접 동네인 도봉구와 강북구로 번져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 팀장은 "다만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속도를 내거나 가시화하지 않으면 투자수요가 붙지 않아 집값 상승세의 정체기가 예상보다 빨리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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