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절반 보험금 청구 포기하는데…청구전산화는 여전히 제자리

입력 2021-05-06 14:31수정 2021-05-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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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 보험금 청구전산화 관련 설문…응답자 '공공기관 통한 청구전산화' 선호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2명 중 1명이 불편한 청구절차로 인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실손의료보험 청구전산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녹색소비자연대·소비자와함께·금융소비자연맹 등 3개 시민단체는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6일 최근 2년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만 20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관련 인식조사를 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조사 결과 최근 2년 이내에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음에도 청구를 포기한 경험이 전체 응답의 47.2%나 됐으며, 청구를 포기한 금액은 30만 원 이하의 소액청구건이 95.2%에 달했다.

이들이 청구를 포기한 사유로는 △진료금액이 적어서(51.3%) △진료 당일 보험사에 제출할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했는데 다시 병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서(46.6%) △증빙서류를 보내는 것이 귀찮아서(23.5%) 등이었다.

응답자들은 현재의 실손의료보험 청구에 대해 편리하다고 응답한 경우는 36.3%에 불과했다. 반면,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시 전산 청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8.6%나 됐다. 본인 동의 시 진료받은 병원에서 보험사로 증빙서류를 전송하는 방식에 대해 85.8%가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청구 전달방식에 대해선 응답자들은 민간 핀테크 업체나 보험업 관련단체 대신 개인정보보호가 잘되고 신뢰도가 높은 공공기관이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선호했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민간업체보다는 이미 검증되고 정보 유출 시 책임소재를 분명히 물을 수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공공기관이 전산시스템의 운영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설문을 진행한 소비자단체는 “2009년 국민권익위가 실손의료보험 청구절차의 불편을 해소하라는 개선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는 여전히 청구절차의 불편으로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고 있음이 이번 설문조사에서 다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손의료보험 청구전산화를 위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법안 통과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더는 이익단체의 이해관계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하루빨리 소비자의 권리보장과 편익제고를 위해 조속히 관련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실손의료보험 청구전산화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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